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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le Ale Oct 25. 2017

중국 같지 않은 중국, 징홍

동남아 부부 배낭여행기 8

중국을 여러 번 다녔지만 진정한 소수민족이 사는 지방을 가본 것은 이번 여정이 처음이다. 주로 북쪽 지방 도시 위주로 방문했었기에 한족 위주의 문화만 보았고 중국의 소수민족의 실제 생활에 대해  알 수가 없었다. 징홍에 와서 중국의 다양한 민족을 실제로 보게 되었다.


징홍은 메콩강의 원류 중 하나를 끼고 있는 남국의 정취가 풍기는 도시이다. 중국 남단의 윈난성에서도 최남단으로 태국과 접경한 곳이고, 시내 곳곳에 태국 풍의 건물들과 기념물을 볼 수 있다. 시쐉반나라고 불리는 다이족 자치지구에 속해있고, 징홍은 시솽반나의 중심 도시이다. 북경이나 천진 같은 북쪽의 풍광과는 사뭇 다르다. 남부 아열대 지방의 정취와 지극히 중국적인 특징들이 서로 어우러져 상당히 분위기 있는 도시 풍경을 만들어낸다.


시솽반나에서는 최대 종족인 다이족을 비롯해 소수민족이 전 인구의 70%를 넘게 차지하고 있고 한족은 소수이다. 시솽반나라는 명칭도 태국어 십쏭반나에서 온 것이다. 여러모로 중국에서 보기 어려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도시이다.



중국 기준으로 보면 징홍은 매우 작은 도시가 된다. 거리는 깔끔하고 여유롭다. 풍부한 녹색은 관광객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징홍은 그리 크지 않기에 도시를 걸어 다니면서 쉬엄쉬엄 구경하기에 좋다. 우리가 자주 찾았던 이 카페는 프랑스인 요리사 남편과 그의 중국인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로 음식이 꽤 맛있어서 이곳에서 종종 식사를 해결했다. 여행사를 겸하고 있기도 해서 이런저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찾아온 우리는 이곳에서 추천받은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다.

  


나무가 울창한 징홍 거리는 슬슬 걸어 다니며 구경하기 좋다. 



시내 곳곳에서 태국을 느낄 수 있다.



태국 양식의 건물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징홍은 란창강을 끼고 있다. 사진은 란창강에 놓인 시솽반나 대교이다. 란창강은 인도차이나반도로 가면 메콩강이 된다. 메콩강은 히말라야에서 발원하여 이곳 징홍을 거쳐 태국, 미얀마, 라오스를 거쳐 베트남을 지나 바다로 흘러가는 이곳 지방의 젖줄이다. 중국에서 불리는 명칭이 란창강이다. 이 강을 따라서 지금도 화물선이 태국으로 운항하고 있고, 여행객을 태우고 가기도 한다. 



강을 따라 식당과 술집 등이 들어서 있어서 산책하기 좋고 밤이 되면 굉장히 분위기가 좋다. 중국은 밤에 화려한 야경을 정책적으로 장려하는 것인지 몰라도 밤이 되면 화려한 불빛이 도시를 수놓는다. 징홍의 강변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식사를 한다면, 맥주 한잔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저절로 술맛이 나는 곳이다.

 


어스름한 저녁에 메콩강 물줄기를 바라보며 강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맥주 한잔은 여행의 묘미이다.



강변을 따라서 야시장이 선다. 딱히 구매할 만한 물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야시장을 구경하는 재미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쏟아져 나온 많은 사람들과, 야시장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사람을 들뜨게 만들고 그 특별한 정취는 남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다.


징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다음 목적지인 리장으로 이동하여 호도협 트레킹을 하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여정은 심각한 위기를 맞는다. 마침 우리가 도착한 시점이 중국 최대 연휴와 겹쳤다. 마치 우리 추석의 대이동을 방불케 하는 대이동을 하는 시점이고, 그 스케일은 역시 대륙답게 어마어마하다. 이미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관광지인 리장은 발 디딜 틈도 없다는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당장 이동할 교통 편조차 매진되어 여의치 않다. 미리 중국의 휴가철을 살펴보지 못한 불찰이다.


징홍에서 마냥 시간을 보내며 빈둥거릴 수는 없고, 결국 우선 쿤밍으로 이동해서 형편을 파악하고 결정을 하기로 했다. 징홍에서 윈난성의 주도인 쿤밍까지는 버스를 이용해서 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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