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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le Ale Nov 16. 2017

사파, 베트남

동남아 부부 배낭여행기 12

우여곡절 끝에 베트남 사파에 도착했다. 쿤밍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늦은 밤에 출발해서 국경을 넘고 사파에 도착해서 호텔에 들어와 여장을 푸니 쌓였던 피로가 밀려온다. 야간 버스는 이제 피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아직 자신이 젊다고 착각해서 이런 실수를 저지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까맣게 잊고 험한 육로 여행을 갈망하니,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중국은 왠지 모르게 여행하는데 긴장을 풀 수가 없다. 어딘지 모르게 사람을 긴장시키는 구석이 있다. 그런데 베트남 국경을 넘어오자마자 푸근함을 느끼고 긴장이 풀렸다. 인도차이나 반도에 오면 묘하게 기분이 풀어진다. 기후 때문인지, 사람들 태도 때문인지, 혹은 풍광 때문인지 몰라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사파는 고산지대라 기온이 쌀쌀하다. 그런 연유로 프랑스인들이 휴양지로 개발한 곳이다. 무더위를 피해 쉬기에 좋은 기후이다. 얼마 전에는 눈이 내리기도 한 곳이다. 물론 매우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페이스북 창업자 저커버그가 이곳에서 트레킹 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파 지역은 정상의 높이가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어서 겨울에는 기온이 상당히 내려간다.


베트남에는 프랑스 풍 건물들이 많은데, 사파의 호텔들도 프랑스 풍 건물들이 많아서 이국적이다. 호텔의 가격도 상당히 착해서 저렴한 가격에 썩 편안한 시설을 갖춘 호텔에서 묵을 수 있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사파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데, 전망이 너무 좋아서 원래 예약했던 날자를 훌쩍 지나면서 한껏 휴식을 취했다. 힐링이라는 말이 유행인데, 중국에서 고생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사파에서 힐링했다.


사파 거리 풍경


호텔 방 발코니 문을 열면 그림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름다운 산과, 계단식 논과 붉은색 지붕 건물들이 잘 어우러져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약간 서늘한 날씨도, 그리고 촉촉하게 내리던 비도 지친 심신을 달래주었다.


방에서 바라본 풍경


촉촉하게 비가 내리면 호텔 방의 분위기는 더욱 좋아진다
안개낀 풍경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호텔의 전망이 너무 좋아서, 방에서 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파에 온 보람이 있다고 느꼈다. 사실 사파 지역 호텔은 웬만하면 다 전망이 좋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호텔들이 산을 바라보는 전망을 끼고 있기에 대부분 전망이 좋은 호텔들이 많다. 위치가 좋지 않은 호텔은 값이 매우 저렴하다. 값비싼 리조트도 있고 배낭여행자를 위한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까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시내에는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과 커피숍들이 많다. 아무래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보니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상점들이다. 


사파 시장

사파 시장을 덮고 있는 지붕이다. 작은 도시이지만 관광객이 많이 찾고 유동인구가 많아서인지 나름 규모가 있는 시장이 있다. 


좁고 긴 베트남 건물


베트남 건물의 특징인데, 건물 폭이 좁은 대신 뒤쪽으로 길다. 건물이 이런 모양을 가지게 된 것은 세금 때문이라고 하는데, 독특한 베트남식 건축이다.



고산족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거리에서 고산족 여인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사파는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숙소와 레스토랑들이 있고, 주변 풍광이 좋아서 여유롭게 쉬기에 적합한 곳이다. 


사파에서 꼭 해야 할 것은 트레킹인데, 우리가 머무르는 동안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트레킹을 제대로 하지는 못했다. 가까운 깟깟 마을로 짧은 산책 기분의 트레킹을 했는데, 어느 정도 이곳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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