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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엮어내기 07화

실수의 역사

넘어짐으로 나아가는 우리의 이야기

by 김챗지


신은 처음 인간을 만들었을 때
진흙을 너무 많이 주물렀다
그래서 우리에겐 모서리가 많고
때때로 균열이 쉽게 난다

아담은 선악과를 물었고
파라오는 꿈을 놓쳤으며
천문학자들은 별자리를 틀리게 기록했고
화가들은 한 겹 더 덧칠했다

누군가는 칼을 먼저 꺼냈고
누군가는 말을 늦게 삼켰으며
누군가는 사랑을 너무 일찍 믿었다

그러나 그 실수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죄악 뒤의 용서를 알게 되었고
알지 못했던 별들을 보게 되었으며
덧칠된 그림 속에 진짜 얼굴이 숨을 쉬게 되었다

역사는 실수로 쓰였고
인간은 실수로 완성되며
우리는 그 모든 넘어짐으로부터
조금씩 더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그러니 오늘의 어긋남 앞에서
너무 오래 고개 숙이지 말 것
이건 한 페이지의 오류가 아니라
전체 이야기의 일부일 뿐이니까




"우리는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가끔은 돌이킬 수 없고, 가끔은 너무 사소해서 웃음이 나기도 하죠.

실수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흔들림이고, 삶의 반복적인 진자 운동 속에서 누구도 완전히 피해갈 수 없는 그늘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역설적으로, 바로 그 실수로 인해 자라납니다.

실수는 삶을 거칠게 만들지만, 그 거친 면이 오히려 깊이를 만들어줍니다.


때로는 한 번의 실수가 사람을 겸손하게 하고, 또 한 번은 누군가를 용서하게 만들며,

어떤 실수는 우리로 하여금 전혀 꿈꾸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를 하게 만듭니다.

실수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성장의 증거이며, 실패는 멈춤이 아니라 굽이진 길 위의 곡선일 뿐입니다."


오늘 당신이 어긋났다고 느끼는 어떤 순간이 있다면,
그것을 역사의 한 구절로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그 구절은, 당신의 이야기 속에서 가장 따뜻한 문장으로 남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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