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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엮어내기 05화

실패와 성공의 상관관계

흩어진 순간들 속에 숨은 질서

by 김챗지
16. 실패와 성공의 상관관계.png


실패는 종종
모든 것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진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시간,
헛되이 쏟아진 노력,
애써 감춘 좌절들.


그래서 쉽게 말한다.
“다 소용없었다”고.
“이건 그냥 낭비였어”라고.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자연에는 '낭비'라는 개념이 없다.
모든 에너지는
모양을 바꾸며
어디론가 흘러간다.


흩어진 열은 공기를 데우고,
꺼진 불은 땅을 따뜻하게 하고,
사라진 듯 보이는 감정조차
어딘가에 고요히 쌓인다.


실패도 마찬가지.
그건 없어진 게 아니라,
아직 다른 모습으로
바뀌지 않았을 뿐.


모르겠는 방향,
낯선 모양,
그러나 분명히 ‘어딘가로 가는 중인’ 상태.


과학에서는

‘엔트로피’라고 부른다.
모든 것이 흩어지고
무질서해지는 흐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무질서 속에서
새로운 질서가 태어난다.


실패는
질서가 만들어지기 전의 준비.
성공이라는 형태가 나타나기 전,
삶이 스스로를 조율하는 시간.


그러니 실패는
성공의 반대편이 아니다.
그건 다만,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성공일 수 있다.




"우리는 실패한 날,
세상이 멈춘 것처럼 느낍니다.
무너진 목표, 어긋난 관계,
되돌릴 수 없는 선택들.


그 모든 걸 ‘없어졌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사라진 게 아닙니다.
그것들은 지금도 당신 안 어딘가에
형태를 바꾼 채 남아 있습니다.


실패는 언젠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다른 방향, 다른 방식,
그러나 분명히 당신의 삶에
무언가를 더하고 갑니다.


자연이 모든 에너지를 보존하듯
삶 역시 당신의 경험을
결코 흘려보내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
길을 잃은 것 같아도 괜찮습니다.
그건 당신이
질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일지 모릅니다."


지금은 실패처럼 느껴져도,
그건 언제나, 내일의 당신을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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