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이 아닌 손길을
길모퉁이,
작고 서러운 울음 하나
지나치는 사람들은
울음보다 먼저
잘못을 찾아낸다
하지만
울음은
때론 이유 없이 흐른다
넘어진 무릎처럼
말 못 한 마음처럼
아이에게 필요한 건
묻는 입이 아니라
닿는 손
말없이
눈을 맞추고
가만히 등을 쓸어주는 일
세상의 끝에서
울고 있는 이들
이름 없는 사람들
그들이 보일 때면
묻기 전에
손부터 내밀 수 있을까
비난처럼 빠른 말보다
이해처럼 느린 손길이
더 먼 곳까지 닿는다는 걸
오래, 오래 기억하길
"우리는 종종 ‘울음’을 문제의 신호로 여깁니다.
누가 울고 있으면, 곧바로 이유를 묻고,
잘잘못을 따지려 들지요.
하지만 울음은 꼭 설명되어야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상처의 언어이자,
아직 말로 옮기지 못한 마음의 진동입니다.
‘아이’는 단지 나이 어린 존재가 아닙니다.
세상 한편에서 보이지 않게 울고 있는 이들,
작고 약한 존재들, 말이 막혀버린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향해 질문보다 먼저,
손을 내밀 수 있어야 합니다.
묻는 입보다 닿는 손, 빠른 말보다 느린 손길.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감각이 아닐까요?
이해는 빠르게 도달하지 않지만,
천천히 깊게 스며듭니다.
누군가의 울음을 듣게 될 때,
그 울음이 어쩌면 ‘살고 싶다’는
외침일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울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말보다 손을 내밀어 보세요.
그 작은 손길 하나가,
누군가의 마음을 끝에서
다시 데려올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