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는 일은, 스스로를 찢는 일
누군가는 무릎 꿇고
누군가는 등을 꺾는다
꿇린 무릎보다
돌아선 등보다
찢긴 심장을 택한다
나는
깨진 유리 조각처럼
내 심장의 조각들을
맨손으로 그러모아
다시 네게 건네는 일
피 묻은 손으로
쓰다듬어야만 하는 일
사랑은 끝났지만
사랑보다 더 오래 살아남는 것
상처를 끌어안은 손
흔들리며 다가가는 발
용서는
다시 살아보기로 결심하는 것
누구보다 깊이 울고
누구보다 오래 버티고
가장 나중까지 빛나는
가장 부서진 것들의 이름이다
"흔히 사과와 용서를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 용서는,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용서는 상처받은 사람이,
피 흘리는 손으로
다시 손을 내밀어야 하는 일입니다.
찢어진 심장을 맨손으로 그러모아,
다시 누군가에게 건네는 일입니다.
용서는 '괜찮아'를 말하는 일이 아닙니다.
'나는 다시 살아보겠다' 고 결심하는 일입니다.
끝난 사랑 위에서도,
사라진 믿음 위에서도,
흔들리며 한 발을 내딛는 일입니다.
그래서,
가장 부서진 것들이야말로
가장 오래 빛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용서는 미련이 아닙니다.
복수가 아닙니다.
자신을 증명하는 일도 아닙니다.
누군가의 등에 돌아서지 않고,
누군가의 무릎 위에 군림하지 않고,
스스로의 심장을 다쳐가며라도,
조금 더 사람으로 남으려는 몸부림입니다."
그리고 용서하는 당신은,
이미 사랑보다 더 큰 무엇이 되었다는 것을
나는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