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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스쳐가기 13화

사람 때문에 힘들다가도 사람 때문에 버틴다

상처도, 위로도 같은 손에서 온다

by 김챗지
36. 사람 때문에 힘들다가도 사람 때문에 버틴다.png


사람 때문에
힘들었던 날들이 있었다

괜한 말 한마디에
하루가 무너졌고

차가운 눈빛 하나에
밤을 지새운 적도 있었다

그만하자고,
이쯤에서 멈추자고
몇 번이나 다짐했지만

또,
사람 때문에 버텼다


따뜻한 손길 하나에
다시 눈을 떴고


아무 말 없이 건넨 커피 한 잔에
조금은 살아낼 힘을 얻었다


울컥한 마음을
토닥여준 눈빛 덕분에


엉망진창인 하루를
어설프게라도 건너올 수 있었다


사람이 사람을
무너뜨리기도 하고

사람이 사람을
살려내기도 하는 거다


어쩌면 우리는
그 두 가지를
같이 품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상처도,
위로도,
결국 같은 손에서 온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또 사람을 믿는다


그래야
살아갈 수 있으니까




"어떤 날은 단 한 사람 때문에 무너집니다.

툭 던진 말 한마디에 마음이 상하고,
애써 참았던 울음이 터지고,
차가운 눈빛 하나에 스스로를 미워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다짐합니다.
"이제는 기대지 말자."
"혼자가 편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또 사람 덕분에 버팁니다.

뜻밖의 미소 하나에,

아무 말 없이 건네진 커피 한 잔에,
밤늦게 도착한 짧은 메시지 하나에
조금씩 다시 일어섭니다.


상처도, 위로도,
역설적이게도 모두 사람에게서 옵니다.

이를 알면서도 또 사람을 믿게 됩니다.

상처받을 줄 알면서도,
다시 마음을 건넵니다.


상처와 위로,
이별과 만남,
눈물과 웃음이 모두 사람을 타고 오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는 아프면서도,
때로는 망설이면서도,
다시 사람에게 기대어 살아갑니다"


그렇게,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고
사람 덕분에 버티며,
우리는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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