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속 메타버스 첫 번째 이야기

스노 크래시 by 닐 스티븐슨

by In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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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저는 첫 번째로 소설 스노크래시를 이야기합니다.

닐 스티븐슨이라는 작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소설로 무려 1992년에 발표되었지요. 놀라운 것은 이 소설에서 최초로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메타버스의 개념이 이 소설에서 묘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 더하자면 최근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 의해서 만들어진 영화 <아바타>에서 사용되는 "아바타"라는 용어와 그에 대한 개념 역시 이 소설에서 처음 등장했지요.


소설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예견하고 있습니다.

소설에서는 먼 미래인 21세기 세계 경제가 붕괴하고 상당수의 국가 운영이 민간 조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시기에 마피아의 해커이자 피자 배달 기사 '히로'와 스케이트보드를 이용해서 택배업을 하고 있는 YT라는 인물이 "스노 크래시"라는 가상공간에서 마약의 한 형태를 취하는 데이터 파일을 접하게 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서점에서도 판매 중이고 제 경우는 "밀리의 서재"를 이용해서 읽어 봤는데, 사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은 아니라서 읽다가 포기를 했었지요. 아참, 물론 메타버스에 대한 언급은 확인하고 읽기를 멈췄습니다.


소설에서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히로의 친구이자 동료 "다파이비드"가 가상공간에서 비트맵 이미지를 보고는 현실의 "다파이비드"가 뇌손상을 입는 것에서 상황의 문제성이 언급되지요.

이러한 설정은 2009년 개봉한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 <써로게이트>에서도 비슷하게 언급됩니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미래의 어느 시기에 범죄가 발생하고 범죄 현장에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가 등장합니다. 젊고 멋진 모습의 브루스 윌리스는 범죄자를 쫒는 과정에서 보통 사람보다 높은 점프력과 악력, 팔이 절단되어도 흔들리지 않고 범인을 쫒는 초인간적인 능력을 보여 줍니다.


알고 보니 이 세계는 모든 사람들이 인간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로봇으로 된 아바타를 이용해서 간접적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집 침실에서 자신의 젊은 시절 모습을 가지고 있는 로봇을 활용하여 다른 로봇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모두가 간접적인 사회적 관계를 하고 있지요. 그에 따른 장점도 있습니다. 혹여 교통사고가 난다고 하여도 아바타 역할을 하는 로봇만 다치지 사람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가지 않고, 아바타만 파괴될 뿐입니다.


아바타를 통해서 인간의 안전이 철저하게 보장된 세상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괴한에 의해서 아바타가 공격당함과 동시에 아바타와 연결된 사람 또한 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영화는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그리어(브루스 윌리스)의 눈을 통해서 과연 아바타로 대신하는 삶이 정말 인간에게 행복한 삶인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것과 동시에 아바타의 삶을 찬성하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대립을 통해서 미래에 대한 모습을 표현하며 살인사건을 풀어가게 됩니다.


<스노크래시>와 <써로게이트>는 메타버스 속 아바타를 통해서, 그리고 실제 삶의 공간에서 로봇이라는 아바타를 통해서 인간에게 물리적 안전이 보장되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위험 상황에 인간이라는 존재는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이나 현실에서 인간을 대신해서 작동하는 아바타에게 들어온 위협이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인 가능성에 대해서 기술적인 한계가 있을 수도 있으니 논문이나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야기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단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상상력이 그러하다는 특이점을 알아보자는 것입니다.




메타버스를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가 문과인지, 이과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생각이 나는 문과를 전공할 건데 메타버스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이과니까 꼭 알아봐야지.라는 생각으로 나눠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참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교육'이라는 영역을 기능적 요소로 나누고 '문과'와 '이과'라는 두 영역으로 나누는 사고방식은 어른들의 관점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스노크래시>를 메타버스 이야기의 첫 주제로 언급하게 됩니다.

메타버스, 아바타라는 용어가 처음 언급되었다는 특별함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보다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에 '닐 스티븐슨'이라는 사람의 상상력이 첫 발을 내딛었고, 이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상상력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이지요.


시대 변화와 함께 과학, IT 등의 분야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이공계 진학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 제가 학교에 있으면서도 해마다 인문계열보다 이공계열 진학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보였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이상한 신조어까지 나오기 시작했지요.


고등학교 1학년 수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문과 선택과 이과 선택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명확하게 이야기하자면 문과 이과에 대한 명시적 선택은 없어졌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완전하게 경계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러한 표현을 하지 않는다는 차이지요. 상당수의 학교 교육과정은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을 위해서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인문계열 진학을 위한 학생을 위해서 교육과정을 수립하게 됩니다. 실제 학교 교육과정이 올바르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인문계열 교육과정을 선호하는 학생들과 이공계열 교육과정을 선호하는 학생들을 구분해서 학급 편성을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육 경력이 있는 선생님들은 편의상 문과, 이과로 구분해서 학생들과 소통하곤 합니다.


선생님, 저는 수학을 못하니 문과를 가야겠어요. 저는 수학도 조금 할 수 있는데 과학에 관심도 많으니 이과를 하겠어요. 등등이 전공을 선택하는 이유입니다. 마치 이 둘이 완전하게 다른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문과와 이과에 대한 경계의 구분은 어떤 관점에서 학생들에게 그리고 진학에 대한 고민을 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있는 고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스노크래시>를 서두에 넣은 이유는,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문과의 상상할 수 있는 힘의 중요성을, 그리고 이공계열은 그들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능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려는 의도에서 입니다.


교직에 있으면서 문과와 이과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종종 문과는 미래로 가는 문의 존재를 보여주는 사람들이고 이과는 현실에서부터 문과가 만들어준 문을 이어주는 사람이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문과와 이과의 명확한 경계를 가지고 A 또는 B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는 분명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 생각을 더하는 친구들의 경우라면, 문과이면서 이공계열의 현실적 기술 능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신의 역량을 그에 맞춰 확장하려 할 것이고, 이과라면 상상하는 힘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되겠지요?


"국민학교"세대였던 제가 어느 날 학교 책꽂이에서 봤던 책의 한 페이지가 생각납니다.

'미래에는 사람들이 손바닥 크기의 TV를 들고 다닐 것이다.'

누군가의 상상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나요? 길을 다니다 보면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보고, 클립 영상을 보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당시 우연하게 봤던 그 책도 그보다 오래전에 출간된 책으로 기억하는데, 지금부터 약 30년 전에 이미 그런 상상을 하고 있었다는 게 대단하지 않은가요?


1992년.

지금부터 30년 전에 한 사람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단어와 그 단어를 구성하는 세상이 지금 우리에게는 멀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것이 정말 현실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는지 아닌지의 여부는 제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어보고 여러분이 판단하셔야 하겠지만, 많은 영화와 소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예견에서 언급되는 메타버스라는 존재가 한 사람의 상상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기술을 실제적으로 구현하는 것 못지않게 상상하는 힘이 중요성에 대해서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또 다른 미디어에서 표한하는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그들의 상상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으며, 지금의 기술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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