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 38일차
우회전을 하면서 대로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주행 중인 차들의 속도에 맞춰서 가려하는데 얼마 가지 않아서 신호등에 붉은색 불이 들어오더군요. 차들이 멈춰 서기 시작했어요.
무심결에 앞 차를 보는데 뒷면에 이런 스티커가 붙어 있더라고요.
"주와 함께 동행하는 것"
아마도 차주의 종교적 성향을 알 것 같았어요.
신호가 바뀌었고, 멈춰 있던 차들이 출발했지요.
조금씩 속도가 붙으면서 붙어있던 차들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지요.
어느덧 제 앞에 있던 차는 우측으로 차선 변경, 좌측으로 차선 변경을 하면서 여러 차들 사이를 쏙쏙 빠지면서 나가기 시작했어요.
맞아요. 앞 차의 후면에 매우 가까이 붙어서 차선 변경을 하는 소위 칼치기 운전자였어요.
차에 붙어있는 스티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했었지요.
그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그 차의 운전자는 자신의 운전 성향이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지요. 혹시, 처음부터 운전을 그렇게 배웠고, 그동안의 운전 기간 동안 아무도 그것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았다면 그는 자신의 운전 습관이 타인에게 불편을 준다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쓴소리를 반기는 사람은 잘 없어요.
누군가 내가 하는 것을 지적하는 소리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란 쉽지 않지요.
그렇지만, 사회적 지휘가 올라가거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내가 하는 일과 행동을 지적하는 사람이 줄어들게 돼요.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판단에 대해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되지요.
그러다 보니 본인의 생각과 판단이 옳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누군가 그에게 말하지 않았으니까요. 지적당하지 않았으니까요.
지적당하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고 자신이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으며,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고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는 거예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누구도 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옳지 않게 판단되지만, 때로는 불합리한 결정을 하지만, 그것을 판단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는 사람들이 주변에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올바르게 늙어가는 필요성에 대해서 자주 생각해요.
나이가 많아서, 사회적 지휘가 있어서, 잘못된 선택과 판단, 행동에 대해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 건데 마치 본인이 지혜롭고 바르게 행동하기에 누구도 지적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책을 읽어요. 여러 종류의 책을 읽어요. 그리고 저 말고 다른 사람의 관점을 생각해 보려 해요.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봐요. 그리고 타인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요.
그래야 평생을 자신만의 시각으로만 보는 편협한 사람이 되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그런 시각이 만들어져야 제 모습을 외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요즘은 그걸 메타인지라고 이야기해요.
메타인지를 잘하는 사람이 성공의 확률이 높다고 하지요.
이때 이야기 하는 성공의 확률에는 분명 경제적 자유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신해요.
잘 늙어가야 해요.
나이에 맞는 어른이 되어야지요.
나이에 맞게, 다음 세대를 품을 수 있고, 그들이 살아갈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지요. 지혜 있는 사람 말이에요.
역시나, 결론은 공부예요.
타인의 생각과 관점, 환경을 관찰하고,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배우는 것 또한 공부지요.
내가 모르는 영역에 대해서 알아가는 모든 과정이 공부예요. 내가 속하지 않은 세상의 논리를 알아가는 과정이 공부예요.
공부한다는 것은 내가 모르는 영역을 계속 알아가려 노력하는 과정이에요.
작가의 의도를 몰라도 삶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어요. 그렇지만, 그 작품을 만든 작가가 어떤 환경에 있었고, 어떤 간절함이 있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어떤 의도로 글을 쓰게 되었는지 알아간다면, 내가 아닌 다른 세상을 알아가는 계기가 된다고 할 수 있지요.
함수를 몰라도 충분히 삶을 살아갈 수 있어요. 그렇지만, 함수를 알아가며 논리적 흐름을 알아가고, 추상적 기호가 가진 내재적 의미를 알아가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내가 수용할 수 있는 세상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공부해야 해요.
나와 다른 세상의 것을 배우는 과정에 익숙해지면 변화가 두렵지 않게 되지요. 그래야 더 넓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어요. 넓은 세상을 포용할 수 있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어른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잘 늙어가야 해요.
늙어가면서 자신만의 생각과 고집에 빠져서 고독하게 늙어가는 어른이 아니라 더 많은 세상을 볼 수 있고, 더 많은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지혜 있는 어른 말이에요.
그러기 위해서 오늘도 우리는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