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만 귤처럼 바스락 거리며 단단해진
엄마 아빠 닮은 아이는
터질 것을 알면서도 바싹 마른 콧 속을 비비적거리다
코피를 터트렸다
다시는 만나지 않을 사람들처럼 잔인하게 뜯어놓고
또 마주하는 겨울날처럼
차가움을 차가움으로
건조함을 건조함으로
같은 모습으로 끝나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끝이 보이는 자리마다
서성거리던
애써 아문 환부를 만지작 거리고
상처를 후비적거리는 하이에나 같은 바람
숨죽여있는 것들을 들썩여
먹을만한 것들을 찾아 뜯는다
뜯긴 자리 위로 눈이 내렸고
스산하게 시리고 춥고 얼었다
날 겨울에 넘길 수 없어서
두 손을 모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눈이 내렸다
눈은 모든 것 위에 내려앉았다
나무가 되고
자동차가 되고 풀이되고 길이 되었다
스위치를 찾듯
오른손이 코 뿌리 위를 뭉글뭉글 문지른다
붉은 방울이 하나씩 떨어지고
고개를 뒤로 젖히다가
차갑게 반짝이는 눈 꽃 아래
몽글거리는 보송한 것을 만났다
겨울, 그다음은
목련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