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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 공책 Mar 04. 2019

돌부리

사포 같은 글

느 날부터인가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던 아이가, 정치단체에 후원하던 아이가 뉴스를 시청하지 않게 되었다

예능을 보며 출연진들의 웃음에 같이 웃고 그들의 눈물에 같이 공감하던 아이가 예능이라면 쳐다보지도 않게 됐다

무엇이 진실인지

설사 그 진실 앞에서 있더라도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는 아이는

신이 내린 음료를 의지하기로 결정했다

으아아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

아니 세상이라고 해봤자 아이의 작은 집 벽에 작게 뚫린 창의 일부일 뿐...

도대체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모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만만하게 자랐던 아이가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충돌과 비껴감 앞에서 망연자실하고는 다시 물었다

안다는 것은 무엇이고 확신할만한 명제라는 것이 있기나 할까

아이는 명분이라는 것을 가슴에 올리고 확신하며 그 몸에 거룩한 아우라를 품고 있는 이들의 말을 한 귀로 내뱉었다

퉤퉷 맛도 없고 영양가도 없고 시궁창 냄새나고 더러워

아이는 아이야하고, 영원히 살 것처럼 온몸을 제 감각에 맡기는 아이들의 눈부심을 뒤로하며 큰 소리를 외쳤다

아 C 발 겁나 아프네

A 씨 BAL 존Na 아프네

가만히 있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아이의, 무릎 봉우리에서는 밤기운에 물든 검은 피가 철철철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버스 터미널에서도 마음을 떠나보낼 행선지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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