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같은 우정
생일 전날은 비가 내린다
공허한 속내가 허기져서
바람을 헤집고 빵을 샀다
빵 하나 베어먹으려는데
즐거운 약속이 생각났다
그대로 아무런 계획 없이
그리운 얼굴을 보러 갔다
어제 본 듯한 사람과 함께
어쩌다 식당에 가게 됐다
고기도 시간도 무르익고
우리의 뺨도 익고 있었다
친구는 이리저리 돌다가 적성을 찾았다
뭘하고 싶은지 몰라 알콜로 얼굴을 자주 붉히던
웃픈 얼굴의 청년이 지금은 어엿한 알짜 사업주다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웃픈 얼굴로 글을 쓴다
왜 쓰는지 뭘 쓰는지도 모른 채 글을 쓴다
그런 나를 친구가 좋아한다
그런 나도 친구를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