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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 공책 Feb 19. 2018

어설프게 걱정해주는 당신들을 위해서

노련하게 걱정하는 내가 쓴다

테오 반 고흐의 자랑,  빈센트 반 고흐



테오는

 

 어가는 빈센트를 보며 잠시 말이 없었다.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길고 긴 잠이 들기 전까지 들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테오의 놀란 가슴은 하나밖에 없는 형의 모습을, 사랑스러운 예술가의 마지막을 필사적으로 쓸어 담고 있었다. 제발 이 순간만큼은 죽음이라는 고통으로부터의 구원을 거부하고 싶었다.


  한 사람이 죽었다. 그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보는 따뜻한 눈으로 붓을 쥐었던 별난 사람이었다. 빈센트는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테오의 곁에서 깊은 잠을 청했다. 형제 이상의 관계였던 두 사람의 사별은 엄청난 상실감을 가져왔다. 그의 죽음으로부터 6개월 뒤인 1891년 1월 위대한 예술가를 유일하게 발견한 위대한 미술상은 사랑하는 빈센트의 곁으로 떠났다.


  테오 반 고흐는 파리 몽마르트 화랑의 미술상이었다. 제법 큰 화랑의 미술상이었기에 가난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한 가족의 가장으로 있는 입장에서 꾸준히 빈센트를 후원하는 일이란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빈센트를 지지했다. 비록 빈센트가 죽는 그 순간까지 팔린 작품이라곤 1점의 데생 밖에 없었던 무명의 화가였을지라도 테오의 눈에 그는 위대한 화가이며 따뜻한 형이자 친구였다.






그 입 다무시오



나는 빈센트가 아니다


  센트의 열정과 테오의 사랑이 부러운 사람일 뿐이다. 나는 당신들에게 나의 테오가 되어달라고 구걸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탁이 있다. 제발 어설프게 걱정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슬픔이 왔을 때 멀찌감치 웃고 지내다가 어쩌다 우연히 소식을 듣는 당신들이 하는 걱정이라는 것은 너무 어설프다.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 하는 걱정이 당신들의 것보다 더 노련하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 아닌가......



나만이 갈 수 있는 길



  위플레쉬라는 영화가 있다. 예술을 향한 광기 어린 집착을 그린 영화다. 예술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지휘자와 연주자를 보며 배운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꿈을 향한 일념이다. 취미나 여가에서 나온 작품과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삶의 일념에서 나온 작품은 다르다. 빈센트 반 고흐도 달랐다. 정말 그림에 미쳐서 진짜 그림만 그렸다. 나도 다르고 싶다. 당신도 다르고 싶을 것 아닌가.....



이제 그만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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