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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스쿨 Apr 22. 2019

아날로그한 것들을 사랑합니다

[인디레터 #5] 인디스쿨 뉴스레터 다섯번째 이야기

인디스쿨 뉴스레터, [인디레터 #5]




"비 오는 일요일 오후에 뭘 해야 할지도 모르면서 불멸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 수잔 에르츠
"Millions long for immortality who don't know what to do with themselves on a rainy sunday afternoon" - Susan Ertz


(비는 오지 않았지만) 일요일 오후, 동네 카페에서 매거진 <뉴 필로소퍼>를 읽다가 만난 문장입니다. 보통 이런 페이지는 슥 살피고 넘어가는데, 오래 머물렀네요. 선생님께서는 비 오는 일요일 오후에 무얼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 무얼 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딱 한가지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반드시 아날로그한 무엇을 하고 싶습니다.


너무 힙하거나 최신식의 무엇, 속도감 있고 트렌디한 걸 하면 비 오는 일요일 오후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모카포트 같은 것에 커피를 끓여 마시며, 빗방울이 선사하는 시원한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삼아 오래된 책을 한 권 읽으면 딱이겠다, '내가 이러려고 살지'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겠다 상상해봅니다.


아날로그는 왜 때문에 좋은걸까요?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가운데, 선생님이란 직업이야말로 아날로그의 끝판왕 아닌지 생각해보면서.


2019년 4월 22일 아침, (오늘은 아날로그하기 좋은, '지구의 날'이라네요!)
인디스쿨 커뮤니케이션팀 드림





[인디의 벗들과 꼭 함께 읽고 싶은 아날로그한 콘텐츠]



ㅡ 점점 비싸지는 대면 기회도 빈부격차, <주간경향>

"마크 저커버그는 딸 맥시마가 스마트폰과 씨름하는 걸 썩 좋아하지 않는다. ‘닥터 세우스’라는 이야기책을 읽기를 권하고, 밖에 나가 꽃향기를 맡고 뛰어놀 것을 독려한다. 스크린이 없는 공간에서 아이들과 더 자주 대화하고, 함께하며 여행하는 걸 즐긴다. 빌 게이츠도 다르지 않다.", "이 같은 대면의 기회가 점차 비싸지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가난한 이들은 더더욱 스크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 대면 기회의 가치는 갈수록 고가화하는 트렌드를 방치할수록 빈부의 격차는 문화와 건강의 격차로 확장될 수밖에 없다." 


▶ 이제는 대면 기회까지도 시장의 영역에 들어가 부유층의 전유물이 될 작정인가 봅니다. 이 맥락에서 바라보는 학교의 가치, 아이들과 교사의 관계란 눈물이 날 정도로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인공지능 시대에 사라질 직업으로 교사를 꼽는 사람 설마 아직도 있다면, 저에게 당장 데려와 주세요.



ㅡ 긴 기사의 반격, <에스콰이어 코리아>

"갈수록 문자 기반콘텐츠 산업이 위축되면서 언론계와 출판계는 '사람들이 더 이상 긴 글을 안 읽는 시대'를 대비하자는 목소리로 붐볐다. 문자 기반 콘텐츠를 보며 성장한 세대에 비해 영상, 이미지 기반 콘텐츠를 보며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져서 긴 글을 소비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 텍스트의 시대는 끝났고 영상의 시대가 열렸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주장은 마치 책과 유튜브가 대립구도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듭니다. 요즘 긴 글 누가 읽냐지만 저는 '읽을 가치가 있는' 긴 글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있을 것이라고 믿는데요. 칼럼은 고민하는 것보다 체념이 쉬운 선택이기 때문에 텍스트가 끝났다고 비관하는 목소리가 주류를 이루는게 아닌지 묻고 있습니다.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올드 미디어의 종말을 예견하는 비관론이 힘을 얻어왔다고도 하네요.



ㅡ 나만의 다구 : 프렌치프레스는 이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채널예스> 

"프렌치프레스는 이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커피 마니아의 향이 안 나면서 간편함과도 거리를 두고 있는 어중간함이 마음에 들었다. 맛과 향은 적당했고, 방식은 적당히 불편했으며, 적당한 정서와 수고도 필요하다. 드립만큼 관심을 쏟지 않으면서도 드립백이나 티백보다는 정성을 들이는 방식이 왠지 적당하게 느껴졌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살던 생각나고, 뭔가 효용이나 유행과 무관한 고집스런 멋도 있었다. 커피의 맛과 향도 비교적 연해서 편안한 무드에 제격이었다. 무엇보다 내 공간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마시는 커피라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 거창하게 다도를 따져가며 차를 마시거나, 장인정신을 가지고 커피를 내리는 일은 원하지 않고 제가 할 수도 없는 영역의 일입니다만, 적당한 불편을 감수하며 무언가를 마시는 행위는 너무 좋아하는 저입니다. 차, 커피, 와인을 조금 번거롭더라도 어울리는 잔에 담아 약간의 정서적 수고를 더해 즐기면, 비로소 인간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좋아하는 마실거리, 취향에 꼭 맞는 잔과 함께라면 어디서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의 느낌을 낼 수 있는 저같은 유형의 분들이 읽으시면 아주 재밌을 글입니다. 




[인디스쿨 브런치 신규 콘텐츠]




밀레니얼 세대는 권리만 찾고 의무는 다하지 않는다는 말


▶ "위의 학술지 논문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이한 점'으로 일과 삶의 균형과 업무에 대한 헌신이 공존한다는 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 "일과 삶을 따로 떼어 생각지 않고 삶 속에 일이 있다는 총체적인 관점으로 삶을 대하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중요시 여기고,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더 잘할 수 있기도 합니다." / "오늘날 교사의 충성심은 첫째가 공적 영역의 삶을 포함한 교사 개인의 삶에 관한 것입니다. 둘째는 그 교사가 소속된 교사모임, 동학년 등의 팀과 수업, 창작 활동 등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이 학교에 관한 것입니다."





[공식 연수 / 행사 소식]



<문화팀 원데이 클래스> 

ㅡ 손으로 떠나는 여행, 4월 27일(토) 15:00-18:00 / 공지사항 바로가기(인디 로그인 필요)



<5월 클래식 연수>

ㅡ 아이들 책을 수업으로 가져오기, 정기진 선생님, 5월 11일(토) 09:30-13:30 / 공지사항 바로가기(인디 로그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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