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스쿨의 '밀레니얼 초등교사 연구 보고서'를 연재합니다.
밀레니얼 초등교사 연구 보고서에서는 교사를 서퍼(surfer)에, 교육현장을 둘러싼 다양한 변화의 흐름을 파도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교사들의 교육활동과 파도타기는 여러모로 닮은 구석이 많기 때문입니다. 서핑(surfing)에 대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갖는 오해 또한 교육현장에 대한 오해와 유사한 점이 많아, 이번 글에서도 비유적으로 다루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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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달라진 배움의 방식'을 논하는 장이 많아졌다. 수많은 포럼, 세미나에서 미래교육을 이야기한다. 수업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세계 각국에서 펼쳐지는 혁신적인 수업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도 화제였다. 교육혁신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과 성원에 감사하나, 오고 가는 이야기들 속에 변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교사', 그리고 ‘이미 시작된 변화'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어 아쉽기만 하다. 교육혁신을 다루는 수많은 콘텐츠에서 핀란드 스토리는 빠뜨리지 않으나 척박한 환경에서 ‘그 어려운걸 자꾸 해내는' 우리네 선생님들 이야기는 온데간데없다.
Discovering에서 살펴보았듯이 발레리나는 영어 수업을 재구성해 아이들이 영상을 찍으며 일상의 표현을 재미있게 습득할 수 있는 PBL(Project Based Learning)을 시도하고 있다. 몽자의 교실은 특별한 케이스이긴 하지만, 수업 시간에 크롬북을 활용해 스스로 자료를 찾고 해석할 수 있다. 체육시간에 제자리멀리뛰기를 할 때, 몽자는 아이들이 아이패드 슬로모션을 활용해 자기가 뛴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기도 하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웠으면 자기만의 언어로 재창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 몽타나존스는 아이들에게 ‘말' 외에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영상, 앱)을 제공하고 있다.
혹시 이 보고서를 읽는 독자 중에 ‘배움의 방식이 달라졌는데 우리나라 교육은 여전히 주입식으로만 가르치고 있어서 문제다'와 같이 그릇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 분이 있는가? 괜찮다. 오해에서 이해로 가자. 오늘부터 1일인 거다.
앞서 교육혁신은 이미 국내에서도 시작되었음을 말하며 다소 디바이스가 강조된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이제 또 하나의 오해를 교정할 시간이다. 좋은 장비가 있어서 나쁠 것이야 없겠지만, 서핑의 핵심이 장비가 아니듯이, 혁신적인 교육의 핵심도 스마트기기는 아니다. (Digital Native의 전형을 보여주는 몽자 또한, IT 기술 없이도 가능한 수업에 단순히 기술을 적용함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지쌤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만 칭찬을 받는 구조에 문제의식을 느껴, ‘누구나 잘하는 것이 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잘 먹고, 잘 노는 것까지 점수를 부여해 모둠끼리 대결하는 프로그램 ‘모둠대항전'을 운영한다. 욱조언니는 페이퍼 크래프트를 활용해 생활지도를 한다. 수달은 경제를 보다 재미있고 실제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아이들과 기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1학기 때 아이들과 기업을 만들었어요. 실제로 아이들에게 4만 원씩 주고 회사를 설립하게 했어요. 완전히 아이들 재량에 맡겼습니다. 재료를 사서 물건을 만들고 직접 바자회를 열어 팔았고 이익을 얻었습니다. 회식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어요. 아이들이 토론하고, 물건을 만들다 실패하기도 하고, 제대로 준비를 못해 만들기 시간을 날리기도 하고, 모든 준비를 끝내고 뿌듯한 마음을 느끼기도 하고,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좋은 공부가 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 수달 (3년 차 교사)
교사, 그대의 심장과 머리가 최고로 스마트한 디바이스이다.
배움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인지했더라도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는 일의 첫발을 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교실의 변화는 부담스럽고, 때로는 위험해 보이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여정에 위험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관리자와의 마찰이, 어떤 때는 혼자 튀지 말라는 눈치가, 혹은 예상보다 저조한 아이들의 반응이 우리를 넘어뜨릴지 모른다. 그럼에도 이 파도에는 올라탈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을 때는 주변에서 함께 파도 탈 사람을 찾아보자. 꼭 동학년 모임이 아니더라도 느슨하게 연대할 동료들을 만나 서로에게 용기를 부여해보자. 부담이 변하여 스릴이 되고, ‘그래봤자'가 변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될 것이다. 도무지 어디에서 전우를 만나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인디스쿨 게시판에 글을 올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수없이 넘어진 끝에 이제는 서핑의 고수가 되었거나, 넘어질 때의 시원한 물맛을 오히려 즐기는 선배들이 용기를 줄 것이다.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라~
"아이들에게 체험이 있는 수업이 좋다고 생각해요. 올해 아이들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수업을 몇 번 시도해봤는데, 혹시 제가 통제하지 못해서 교육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했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에서 효과를 느꼈어요. 내년에는 다듬어서 다시 한번 도전하고자 합니다.” - 오리 (6년 차 교사)
<밀레니얼 교사 연구 프로젝트 Hello ME : Millennial Educators> 보고서는 초등교사커뮤니티 인디스쿨과 건강한 변화를 위한 실험실 진저티프로젝트가 서로의 가치에 공감하며 함께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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