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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

새벽편지

by Jay

시가 음악의 터널을 넘을 때, 그러니까 짐승이 자신의 자궁을 느낄 때, 세상의 긴 빙하기는 끝이 났지요. 이야기는 길을 열고 그 길 위로 당신 가슴, 쿵쿵 자국을 내며 지나가는 우기. 처음 태어난 문자로 지붕 아래 배 깔고 일기를 쓰는 아이들, 아이들의 마른 잠자리. 이런 것들이 어찌 행복이 아니고 화엄이 아닐까요. 당신, 그러니까 금분으로 그린다면 관세음보살, 안으면 덥고 단단한 씨앗 같은 여인. 내가 당신을 만지지 못한다고 그게 어찌 사랑이 아닐까요. 잊겠다는 마침표의 무게로 봉인을 가름하는 새벽인데요. 당신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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