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오징어 볶음, 콩나물 국, 미니 돈까스, 감자볶음
아이들 아침 식단이다.
휴직 전에도 음식하는 것에 취미가 있어 쉬는 날 반찬을 하나씩 하곤 했었는데 이젠 온전히 나의 일이 되었다.
당연히 위 사진의 밥과 반찬들도 모두 내가 직접 만든 것들이다.
요즘은 씨리얼이나 빵집에서 사온 샌드위치 같은 것들도 중간중간 아침식단으로 올라오지만 육아휴직 초기만해도 아이들에게 밥을 먹여서 학교를 보내기 위해 아침부터 반찬을 만들곤 했다.
엄마는 간을 아주 약하게 하는 반면에 나는 어릴적 부터 강한 간에 익숙해져 있었던 탓에 엄마보다는 간을 조금 강하게 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애들과 엄마도 내가 음식을 하면 맛있다고 잘 먹는다. 가족들이 맛있다고 하니 나도 신나서 음식을 한다.
육아휴직을 시작하면서 코로나때문에 회사 사람들과 저녁식사 한 번 못하고 나와서 마음에 좀 걸렸었다. 그래서 회사 동기들과 저녁을 먹기로했다.
저녁에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으니 애들이 물어본다.
"아빠, 어디가?"
"아빠 약속이 있어서 저녁 먹고 들어올께."
"아빠~ 가지마!"
"엄마하고 저녁 먹고 있어, 아빠 빨리 갔다 올께."
"아빠~ 가지마~ 같이 있어~ 우이잉"
애들을 퇴근한 엄마한테 맡기고 재빠르게 밖으로 나왔다. 계속 함께 있던 아빠의 저녁 외출이 아이들도 낯설었나 보다. 나도 아이들과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코로나때문에 약속도 잘 잡지 않다보니 저녁에 밖에 혼자 나오는 것이 어색해질 지경이다.
회사 동기들과 저녁 먹으면서 회포도 풀고 커피숍에 가서 수다도 떨다가 집에 오니 10시가 넘었다. 집에 오니 아이들은 아빠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난리난리~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익숙해진 우리 아이들의 귀여운 투정이 나도 듣기 싫지 않다. 회사 다니면서 매일 늦게 들어오고 술먹고 늦게 들어오고 했다면 아이들의 이런 투정도 들을 수 없었겠지?
아이들이 나에게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