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3대 제주 여행 시작일이 다가왔다. 비행기 예약과 숙소 예약, 렌터카까지 모두 마무리했고 아들 녀석 학교에도 조치를 다했다. 이제 출발만 하면 된다. 아버지와 함께 공항으로 가기로 했고 출발일 전날 집에 오셨다. 그런데 첫째 딸이 갑자기 골골하더니 폐렴으로 입원을 했다.
아파서 입원한 딸을 두고 여행 가기도 그렇고 아버지는 와 계시고 참 결정이 힘든 순간 와이프가 명확한 결정을 내려줬다. 심한 폐렴도 아니고 하루 이틀 있다가 퇴원하면 되니 그냥 예정대로 여행을 가란다. 아픈 딸내미가 눈앞에 어른거렸지만 일단 출발
제주항공 14시 50분 비행기, 하필 그날 한, 아세안 특별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어 일치감치 11시 30분쯤 집에서 나섰다. 공항에 도착 후, 점심식사를 하고 일치감치 출발장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었다. 면세점이 없으니 심심하네. 비행기는 정시에 출발...
비행기 안에서는 항상 신나요~!
아빠랑 할아버지랑 누나 없이 비행기 탄다고 신난 아들 녀석. 주스 한 잔 먹고 나니 제주 땅이 보이기 시작한다.
비행기에서 보는 제주도는 항상 기분 좋은 설렘을 준다.
공항을 나와서 렌터카를 수령하러 렌터카 회사로 고고~
나 혼자 제주 여행을 왔다면 버스 타고 다니며 슬슬 걸어 다녔을 텐데 아버지와 아들과 함께 걸어 다니기는 어려워 렌터카를 대여했다. 이번 렌터카는 코나~ 해당 차가 거의 새 차였고 셋이 타기엔 충분할 것으로 판단했다. 나는 보통 제주에서 렌터카를 빌리면 보험은 슈퍼 자차를 적용한다. 금액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혹시나 사고가 나면 그나마 젤 보장이 잘 되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 기간 우리의 발이 되어줄 녀석
자 이제 한 번 가 봅시다.
이전의 제주 여행에서는 거의 제주시, 그러니깐 제주의 북쪽을 많이 다녔다. 그래서 이번엔 서귀포 쪽으로 숙소를 잡았고 일정도 대부분 제주의 남쪽 위주로 다녀볼 예정이다.
약 40여분 운전을 해서 우리의 숙소, 리조트에 도착
비교적 오래된 곳이라는 후기가 많아 각오를 하고 와서 그런지 무난한 듯하다.
짐을 풀고 일단 일주일 동안 먹고 살 식량 확보를 위해 근처의 이마트로 출발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날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 경기가 있었다. 차가 어마 무시하게 막히기 시작했다. 도시에서도 잘 격지 않는 교통정체를 제주도에서 맞이할 줄이야.
거기다가 아들 녀석은 뒷자리에서 짜증내기 시작하고... 나도 짜증이 오지게 나는데 아들 녀석까지 거드니 울컥하고 올라왔지만 참을 인자를 한 번 더 되새긴다.
우여곡절 끝에 이마트에서 당분간 먹을 식량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리조트에서 조리가 가능하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버지께서 반찬을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다. 요즘 반조리 식품들 잘 나오는데...
마트에서 확보한 식량들
냉장고도 좀 채워놓고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이렇게 먹을 것들을 채워 놓으면 마음이 든든하다. 제주 오면서 마트 왔다 갔다 하면서 진을 하도 빼서 배가 고프니 밥 먹으러 가야지. 제주도 왔으니 흑돼지는 또 냠냠해줘야 하는 게 인지상정. 리조트 안에 있는 고깃집으로 궈궈...
그런데 아버지는 또 간단한 거 먹던지 방에서 장 본 거로 먹자고 또 뭐라 하시고... 못 들은 척하면서 식당으로 직행했다.
아버지와 나는 성향이 좀 많이 다르다. 나는 일단 어떤 일을 저지르기 전에 고민을 많이 하지만 저지르고 난 후에는 뒤돌아 보지 않고 앞으로 치고 나가는 스타일인 반면 아버지는 항상 신중하게 생각이 많으시며 말씀이 부정정인 뉘앙스가 많이 섞여 있으시다. 예전에는 그런 아버지 스타일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아 언쟁도 많이 하고 했었지만 이제는 그게 아버지 스타일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르고 나니 아버지 말씀이 좀 더 편안히 들리고 속마음은 그게 아닐 수도 있으시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