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를 시킨 것이 없는데 택배가 왔다는 메시지가 왔다. 와이프가 또 뭘 샀나? 집 앞에 가보니 꽤 큰 상자가 하나 놓여있었다. '아이구야 또 뭘 큰 걸 사셨구만...' 집으로 가져가서 뜯어보았다. 그런데 밀 키트가 한가득 들어있었다. 와이프한테 물어보니 자기는 산 게 없단다. 엥?
나를 흠모하는 누군가가 보냈나? 아니면 저번처럼 옆집 물건이 잘못 왔나? 사과가 한창인 시기에 아버지께서 사과를 두 번에 걸쳐 한 박스씩 보내주셨다. 어느 날 집 앞에 또 사과 박스가 있길래 당연히 아버지가 보내 주신 거겠지 싶어 낑낑거리며 집안으로 들고 들어왔는데 아버지는 보내신 적이 없으시단다. 수취인을 자세히 보니 옆집 거다. 젠장 그 무거운 걸 다시 낑낑 들고 나와서 옆집 문 앞에 고이 놔드렸었다. 택배 아저씨를 원망하면서...
회사에서 보내준 밀 키트
택배를 자세히 보니 편지가 하나 있다. 떨리는 마음으로 열어봤는데 낯익은 로고와 대표이사님 성함이 똭 찍혀있었다. 코로나로 수고하신다며 모성보호제도 (출산 휴가, 육아 휴직 등 출산 및 육아 관련 제도) 사용자에게 대표이사님 명의로 선물을 보내주신 것이다. 참 좋은 회사다. 휴직하고 논다고 먹을 거까지 챙겨서 보내주시고...
한동안 캠핑을 한창 다닐 때 많이 사용하던 구이 바다 (휴대용 버너)도 꺼내서 조개구이 해 먹고 양갈비 스테이크는 올리브 오일에 가니쉬 굽고 양갈비 까지... 밀 키트 안에 모든 게 다 들어 있고 순서대로 뜯어서 조리만 해 먹으면 되니 너무 편했다. 물론 맛도 최고였다.
회사 그만두겠다는 사람 잡아서 육아휴직도 시켜주시고 코로나로 고생한다고 먹을 거까지 보내주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