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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드라 Dec 18. 2020

아빠! 배고파, 아침식사

아침식사

 코로나가 다시 퍼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었고 아이들도 학교에 가지 않고 원격 수업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넘어가고 있다. 올 초에 벌써 겪어본 일이라 '또 하면되지 뭐'라는 마음으로 받아들였지만 아이들과 하루 종일 집에 있는다는 것은 아직 쉬운 일이 아니다.


  삼시세끼 꼬박꼬박 먹여야되고 치워야되고 그 와중에 아이들 원격 수업과 하루에 해야할 공부량을 채웠는지 확인도 해야하고 내 공부도 해야하고... 낮에는 내 시간이 없다시피 하니 밤에 브런치 글도 쓰고 공부도 하고 쉬기도 하다보니 잠자는 시간은 늦어만 간다. 오늘은 출근하는 와이프 얼굴도 못 봤다. 아침식사라도 챙겨줘야 하는데 말이다.


 나는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 아침식사를 먹지 않았다. 아침에 뭔가를 챙겨주는 사람도 없었고 나 자신도 아침 식사에 대해 딱히 먹어야 한다는 마음 자체가 없었다. 그렇게 10여년을 아침을 챙겨먹지 않았는데 결혼을 하고 와이프가 아침 식사를 챙겨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밥과 국이 포함된 아침 식사를 차려줬는데 나는 10년 이상 아침 식사를 하지 않던 사람이었고 속이 갑작스러운 아침 식사를 받아내지 못했다. 식사를 많이 먹지도 못하는데 속까지 안 좋아졌기 때문에 계속 먹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와이프는 그 이후로도 샐러드, 두유, 두부, 계란, 시리얼, 귀리 등등 아침으로 먹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식품을 챙겨 줬지만 지속적으로 먹지는 못했다.


 지금은 포지션이 바뀌어서 내가 와이프 아침과 식사를 챙겨준다. 와이프가 일하는 곳 주변에는 식사를 할만한 곳이 없어서 함께 일하시는 분들과 함께 점심으로 먹는다고 가끔은 도시락을 가져가고 또 가끔은 샐러드나 간편한 대용식을 먹는다. 그래서 두유나 샐러드 같은 것들을 사놓고 와이프가 출근할 때 가져가서 아침 식사로 먹을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이제 반대 입장이 되어 보니 신혼 초기 와이프가 그렇게 아침을 챙겨주려고 했던게 이해가 된다. 솔직히 그때는 아침을 먹으면 속도 안 좋고 해서 아침 먹는게 고역이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와이프 입장에 되어 보니 그래도 고생한다고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이해가 된다.


 내일 아침에는 벌떡 일어나서 와이프 아침을 챙겨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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