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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드라 Apr 30. 2021

아빠 배고파! 아파트 1층

아파트 1층

https://brunch.co.kr/@indra0707/22


 아파트 1층을 그렇게 구하러 다닌 끝에 드디어 집을 구했다. 사택에 들어가기 전 살던 아파트의 1층에 집이 나왔고 집을 살펴보니 조금 오래된 아파트인데 화장실을 제외하면 수리한 적이 없는 아파트였다. 그래서 가격이 조금 싸긴 했지만 수리 비용이 오히려 더 들판이었다. 그래도 이것저것 생각하다 매물을 많이 놓쳤던 차여서 와이프와 상의 끝에 바로 계약을 했다.


 집은 비어있는 상태여서 바로 입주가 가능했지만 우선 리모델링을 하기로 했다. 거실과 방하나를 확장하고 싱크대까지 모조리 뜯어내고 새로 하는 공사여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1달 넘게 공사를 마무리하고 4월 중순에 드디어 이사를 했다.


 아파트 1층, 여러 가지 장, 단점이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애들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다는 점이다. 주택인 사택에서 삼보 이상은 무조건 뛰어다니고 소파와 계단에서 점프를 마다하지 않는 우리 집 애들이 여기서도 마음껏 질주 중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인의 아들 녀석도 자기 집에서는 못 뛰어다니는 것을 우리 집에 와서 뛰어다닐 정도니 뭐 말 다한듯하다.


 만약 1층이 아닌 다른 층수였다면 아이들에게 뛰지 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을 것이다. 애들에게 싫은 소리 하지 않아서 나도 좋고 애들도 좋고... 1층 만의 최대 장점이다.


 그리고 1층이니 이동 동선이 짧아졌다. 장을 보거나 무거운 짐을 옮길 때, 동선이 짧아져서 아주 좋다. 쓰레기를 버리거나 분리수거를 할 때도 가볍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주택 같은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아파트 조경이 잘 되어있는 편이어서 확장한 거실 창을 바라보고 있으면 숲에 들어와 있는 듯 편안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아파트 1층을 구할 때, 염려스러운 것 중 하나가 밖에서 집 안이 보일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새시의 유리에 코팅이 잘 되어있어 낮에는 집 안이 잘 보이지 않고 저녁에는 블라인드를 내리면 된다. 살기 전에는 걱정되었지만 살아보니 크게 문제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물론 이런 것들에 예민하신 분이라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걱정했던 부분은 소음이었다. 바로 앞에 놀이터와 아파트 내부 도로가 있어 소음이 걱정되었는데 이 또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바로 이중 새시의 위력이었다. 리모델링을 주관하시는 사장님께서 새시는 좋은 것으로 써야 한다고 계속 말씀하셨고 우리도 공감했다. 그리하여 공사 금액의 거의 반을 새시 교체로 투자했다. 확장한 거실 창은 물론이고 남아있는 베란다 새시와 방 새시까지 까지 모조리 새 걸로 교체했고 안정성과 품질이 인증된 메이커 제품으로 선택했다. 덕분에 공사 금액은 좀 올라갔지만 문을 닫으면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딸내미 방이 아파트 중앙 통로 문과 근접해 있어서 사람들이 드나들고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보온과 함께 소음도 신경 써서 시공해주신 덕분에 아주 조용하다.


 그리고 또 하나 걱정되는 부분은 아이들이 왔다 갔다 하는데 1층인 관계로 다른 사람들과 동선이 겹치는 부분이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옆에 있는데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기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엘리베이터 올라갈 때까지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도 어색하지 않은가?


 그래서 고민 끝에 좋은 제품을 발견했다. 바로 지문 인식 스마트 현관문 도어록이다. 참 멋지다. 고민되는 게 있을 때 찾아보면 다 길이 있다. 물론 기존 제품보다 좀 더 비싸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리저리 고민되는 부분을 해결하고 나니 지금은 아주 평화롭게 살고 있는 중이다. 덕분에 아이들 등, 하교 때 데리러 가지 않아도 되는 덕에 나만 살 판 났다. 물론 아이들도 중간에 비는 시간에 집에 와서 간식도 먹고 학원에 갈 수 있어서 상당히 만족 중이다. 주택인 사택에서 살다가 아파트 1층에서 살고 나서 위로 올라가서 살기는 힘들 것 같다. 아마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아마 1층 아파트를 구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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