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글쓰기를 멈췄다.
지난번 200일이 넘게 글을 쓰고 있다고 올린지 열흘이나 되었을까.
어느날 아침, 인스타그램에 새글이 없어 무슨 일인가 싶었다.
일찍 잠이 들어버린건가? 몸이 안좋은가?
아침에 톡을 보냈지만 답이 없다. 일어났을 시간에 전화를 했으나 한창 씻고 바쁠때라 목소리만 듣고 별일은 없다는 걸 확인하고 끊었다.
오후에 다시 톡을 보냈다. ‘어제 글이 안올라왔길래 궁금했어..;
아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게 있다며 답장을 보내왔다.
음..뭔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나보다 하고 며칠 기다렸다.
어제 집에 온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근에 글 소재가 고갈되기도하고, 무언가 억지로 찾아내서 글을 쓰려니 재미를 못느끼겠더라고요.
그렇게 써놓은 글은 마음에 들지도 않아요.. 그동안 220일 정도 꾸준히 써왔는데, 이제 정말 쓰고 싶은걸 써보려고요.‘
그랬구나, 그럴수도 있겠네.
나는 아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 나는 아들의 글쓰기가 멈춘 것이 못내 아쉬웠다.
글은 잘 써질때도 못써질때도 있는거잖아. 그저 계속해나가는게 훈련이고 연습이니, 과정이라 생각하고 계속 쓰는 것도 좋지 않을까?
저녁에 아들에게 다시 얘기를 해봤다.
‘음..지금 그렇게 쓰는건 의미가 없어요. 내가 재밌게 쓸 수 있어야 할거 같아요. 아예 안쓰는건 아니고 매일은 아니지만 계속 쓰긴 할거에요.’
아들의 생각은 나름 단호했다. 아들이 그렇다면 그런거지, 나는 더 이상 말을 보태지 않았다.
아들은 점점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나간다.
부모의 조언은 조언일 뿐,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에 원천이 되는 것은 본인의 경험과 배움에서 나온다.
그 애의 삶에 내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이제 반경이 조금씩 줄어듦을 느낀다.
나는 부모로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느슨하면서도 단단한 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갈 뿐이다.
나는 나의 글쓰기에 더 집중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