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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아는 사람 May 06. 2021

어떤 일을 잘하고 싶다면

몸에 힘을 빼면 된다

어떤 일은 잘해 보겠다고 하다 보면 일의 진행은 더디고 온 몸에 힘만 잔뜩 들어간 나를 본다. 몸과 마음이 정반대로 움직인다. 마음이 바쁘면 괜히 멀쩡하던 몸이 바짝 긴장해서 실수를 한다. 입 안은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마음은 급해져 덤벙덤벙. 방금 눈 앞에 있던 물건도 보이지 않아서 제자리를 뱅글뱅글 돈다.


시간은 초고속으로 달리고 마음은 그보다 더 앞선다.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는데 몸이 점점 뻣뻣해지며 일 하기 싫다고 버틴다. 남이 대신해줄 리 만무한데 큰일이다. 마음을 가라앉힌다. 흥분하지 말라고, 조급해하지 말라고. 평소 하던 대로 그대로 하면 된다고 타이른다.


벌컥벌컥 시원한 물 한 잔 마시고 한숨 돌리듯 잠깐 마음 추스르고 나면 원래의 나로 돌아온다. 갑자기 없던 여유가 생긴 탓일까. 창 문에 비친 햇살에 눈을 찡긋거리며 빼꼼히 구름을 본다. 푸르르게 부풀어 오른 나무들이 한몫 끼어 나풀거린다.


난 이럴 때 자주 는 말이 있다.

요즘 들어 더 자주 쓴다

'좋다~'


지난번 숲에 있는 나무 터널 앞에서 솔향을 맡으며 연거푸 했던 말. 두 팔을 벌려 머리 위로 추켜올리며 했던 그 말.

'좋다~'


이 말을 하고 나면 갑자기 없던 에너지가 생기고 괜히 기분 좋아진다. 많은걸 한꺼번에 선물 받은 느낌이랄까. 자기만족 시간. 작은 것에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대하면 좋음이 저절로 생긴다. 나도 모르게 살며시 들어찬다.


열심히 일을 하다가 지치면 잠깐 멈추고 본다. 좋은 것을 찾아본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될 수도 있고, 바람 따라 또르르 굴러가는 나뭇잎을 볼 때가 되기도 한다. 아니면 자세를 낮추고 찬찬히 자세히 봐야 보이는 나올까 말까 망설이는 들꽃일 때도 있다.


머릿속에 늘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걱정과 생각들을 내려놓고 잠깐 자신을 돌아본다. 지금 이 순간의 나를.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인지, 하고 싶었던 일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인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인지, 반대로 피식피식 자꾸만 웃음이 나오는지. 난 직업을 바꾼 뒤 자꾸만 일을 하러 가거나, 하고 있거나, 할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난 이 일을 좋아한다는 생각에 '맞다'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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