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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를 아는 사람 Jun 16. 2023

말벗이 나의 고민을 해결했습니다

몇 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자극이 필요한 때가 찾아온다. 자극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충분이 자극제가 됨을 느낀다. 나에게는 몇 시간을 이야기해도 편안한 사람이 있다. 나이는 나보다 몇 살 아래지만 지혜가 풍부하고 배울 점이 많은 말벗이다.


며칠 전 자주 연락 하진 않지만 내가 항상 응원하는 J맘을 만났다. 친한 정도를 어떻게 표현 하긴 힘들지만 만나면 반가운 사이다. J맘과 만나면 몇 시간을 카페에서 수다로 시간을 채우니까. 우리의 만남은 관심사가 비슷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우린 긴 이야기로 우정을 쌓지만, 카페 주인 입장에서는 별로인 손님인 택이다. 그런 이유에서 카페의 선택은 커피나 차 맛보다는 면적이 넓어 테이블이 많은 카페를 택한다. 매번 그런 건 아니고. 만나는 사람에 따라 어떤 날엔 소규모 카페에서 시원한 팥빙수만 급하게 먹고 30분도 채 되지 않아서 나올 때도 있다. 이런 날에 들린 카페 주인은 반길 일이겠지.


J맘은 독서로 시작해 글쓰기, 교육 전체에 관심이 많다. 난 J맘이 경험한 삶과 세상 이야기에 경청하고 공감한다. 말솜씨가 좋아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고, 독서 지식도 많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배울 점이 많아서 좋다. 이번 카페 만남에서는 미리 푹신한 소파를 골라 앉았다. 배고픔도 잊은 채 이야기에 빠진다. 이야기에 빠질수록 몸이 앞으로 기운다. 평소 우리 가족은 나를 수다쟁이라고 하는데 난 기준이 있다. 나보다 말하기를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 앞에서는 그 사람이 실컷 말할 수 있게 해 준다. 듣는데 최선을 다한다. 가끔 궁금한 점이나 추임새만 넣는 정도다. J맘과 있을 때 난 귀를 쫑긋하고 집중하며 듣는다.


이번 만남에서 가만가만 이야기를 듣던 중 나의 고민을 털어놨다. "사실 난 글쓰기를 제대로 한번 배우고 싶은데 우리 지역에는 그런 프로그램이 없어서 아쉽다고" 그랬다. 몇 년 전에도 시 평생학습관에서 글쓰기 선생님을 어렵게 모셔서 프로그램이 시작 됐는데 수강 인원을 충당되지 못해서 폐강되었다. 이웃 지역 대학교 평생교육원에 강의 신청을 했을 때도 폐강 다.  문학관에 알아보고, 문화재단, 도서관에도 알아봤다. 글쓰기를 가르쳐 주는 곳은 아무 데도 없었다. 그때 알았다. 도시나 지역에 따라서 문화에 대한 관심도의 차이가 많다는 것을. 특히 사람들이 독서에는 관심이 많은데 글쓰기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독서동아리를 보면 쉽게 비교가 된다. 독서동아리는 도서관마다 있고, 학교에도 있고 그 밖에 개인이 운영하는 독서동아리도 다.


나의 고민을 듣게 된 J맘이 우리가 만난 지 며칠 뒤에 연락을 해 왔다. 글쓰기 프로그램 홍보 전단지와 함께 본인은 수강 신청을 했다고. 반가운 마음에 다음날 부랴부랴 나도 글쓰기 수강 신청을 했다. 사실 온라인 수업을 들으려면 얼마든지 들을 수 있지만, 오프라인 글쓰기 모임에 가서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싶었다. 물론 글쓰기를 가르쳐 주실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기대된다. 내가 평소 궁금해하는 것도 물을 수 있고 나의 글을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도 좋다.


수업은 6월 17일부터 시작하는데 6월만 셋째 주 토요일부터 시작하고 7월부터는 첫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에 수업을 한다고 문자를 받았다. 7회 차까지 수업이라 9월 16일까지다. 시간은 14시 30분부터 16시 30분까지. 장소는 진주 문산에 위치한 경남교육청 소속 진양도서관, 선생님은 채도운 작가님이다. 프로그램 제목은 '나의 첫 에세이 쓰기'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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