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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를 아는 사람 Jun 19. 2023

첫 번째 도서관 답사와 작가님

집에서 진양도서관까지는 승용차로 25분 정도 소요 되는 거리다. 이웃해 있는 지역이지만 운전이 서툰 나로서는 가깝고도 먼 거리다. 며칠 전 누군가 나에게 흘러가는 말로 했던 말. 등산 빼고는 운전도 잘 못해, 자전거도 잘 못 탄다고 했는데. 수강 신청을 하고 나니 집에서 어떻게 도서관까지 갈지 걱정이다. 고심 끝에 남편과 함께 도서관 답사를 다녀오기로 한다. 진양도서관에 가는 길에는 남편이 운전을 하고 내가 옆 자리에 앉아서 가는 길을 익히기로 한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멀지는 않다. 처음 본 진양도서관 외관은 나이 먹은 티가 나면서 왠지 끌리는 느낌이다. 숲에 둘러싸인 도서관은 숲 속 옹달샘의 물맛이 궁금하듯 내부가 빨리 보고 싶어 진다. 남편과 함께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 조심스레 둘러본다. 도서관 내부는 아담하고 잘 꾸며 놓아 주민들이 자주 들리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낯선 느낌보다는 친숙하게 다가온다. 글쓰기 수업할 강의실까지 확인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떨리긴 하지만 내가 운전대를 잡는다. 다행히도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이젠 도서관 답사도 끝났으니 글쓰기를 가르쳐 줄 작가님에 대해 알아본다. 작가님은 진주에서 보틀북스라는 독립출판사를 운영하는 사장님이자, 출간작가라고 한다. 우선 J맘이 보내준 정보를 통해 신문에 실린 작가님의 기사글 내용을 읽어 본다. 읽고 출판책을 보는데, 웬일이야!. 이 분은 '애매한 인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브런치 작가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 중인 나로서는 참 반가운 일이다. 배우고 익혀서 나날이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배움에 목마른 인간이 애매한 인간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바로 브런치로 들어가 작가님의 글을 찾아본다.


작가님의 브런치북 '엄마가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를 틈나는 대로 한 편 한 편 읽는다. 글은 그 사람의 얼굴이라고 했는데. 작가님의 성향이나 평소 소신을 알 수 있어서 좋다. 글을 읽으며 웃기도 하고, 감탄도 하고 나라면 어땠을까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작가님은 독자를 느끼고, 생각하고 감동하게 만드는 걸 보니 글을 참 잘 쓴 것 같다. 직장 다니다가 일이 잘 안 풀리고 스트레스받으면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카페나 하나 차릴까'라고 쉽게 말하곤 하는데, 선생님의 글을 읽다 보니 이런 말들을 함부로 하면 안 되겠구나 싶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기 때문에. 카페 사장님의 역할로서 가장 반가운 것은 꽃 향기처럼 찾아오는 손님들이 아닐까. 그분들과 얘기꽃을 피우다 보면 카페엔 어느새 사람 향기로 가득하겠지. 처음 해 보는 카페 사장님 되기의 시도는 용감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카페 문을 닫지 않고 견디고 이겨내는 힘은 감동적이다.


작가에게는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이 꼭 필요한 법인데,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손님이 없을 때 그 시간을 활용해 카페에서 글을 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작고 소담한 카페가 작가님, 사장님 두 가지 맡은 바 직책에 힘을 실어 줄 소중한 공간으로 거듭날 것 같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이 시간에도 작가님과 카페가 지니고 있는 긍정적 가치가 상승되어 가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갈수록 작가님만의 특별한 첫 강의가 기대된다. 글쓰기 수업 과정이 다 끝나고 나면 작가님의 작은 카페에서 향기로운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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