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 어쩐 일로 충전기를 가져왔냐?
나나 : 엄마도 참, 내가 언제는 안 가져왔어?
엄마 : 맨날 빼먹고 오고 그러더구먼.
나나 : 내가 언제? 누가 들으면 진짜인 줄 알겠네!
엄마 : 너희 집 갈 때 잘 챙겨가라 알았냐? 놔두고 가지 말고.
나는 엄마집에 갈 때 우리 집에 있는 충전기를 잘 챙겨가지 않아서 충전을 못한 경우가 몇 번 있다.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꼭 한 두 가지는 빠뜨린다. 엄마는 이런 나를 보고 '젊은것이 정신이 그리도 없냐'라고 나무란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엄마집에 머물다 다시 우리 집으로 돌아갈 땐,
엄마 : 느그꺼 잘 챙겨가라. 빼먹지 말고! 알았냐?'
나나 : 알았다니까. 다 챙겼어.
엄마 : 그래도 다시 한번 찾아봐. 놓고 가는 거 없는가!
나나 : 다 찾았어. 다 찾았어. 엄마, 진짜 하나도 없어!
친정집을 나와서 고향마을을 벗어나 잔잔하게 펼쳐진 바다를 감상할 즈음이 되면 전화가 울린다. 이때의 전화는 엄마 전화다. 여태껏 틀린 적이 없다. 집과의 거리만 다를 뿐.
엄마 : 니 놔두고 간 거 없다고? 얼굴 씻는 거 안 가져갔네!
나나 : 아! 그거! 또 깜빡했네! 다음에 올 때 챙겨갈게! 어쩐지 다 챙겼다 싶었네!
엄마 : 다 챙겼다고 큰소리 치드만 또 봐라 놔두고 갔네. 선반에 올려 놀 테니까 다음에 와서 챙겨가라. 알았냐?
나나 : 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