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맛은 잘 모르지만
식탁 자리는 글을 쓰다가 창 밖을 보기도 좋고,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기도 좋다. 이사 와서 많이 읽을 거라고 만든 거실 책장의 책들도 한눈에 들어와서 좋다. 난 글을 다 쓰고 나서 발행을 누르고 나면 독자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알람이 울릴 때마다 확인을 해 본다. 어떤 사람들이 나의 글에 반응을 하는지, 그 사람의 브런치에 들어가 보기도 한다. 어떤 종류의 글을 쓰는 사람들이 나의 글에 라이킷을 하는지 본다.
대부분은 좋은 글이 많이 쌓여 있고 구독자도 많다. SNS 활동은 활발하고 책을 출간 한 작가도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난 일상에서 어떤 순간에 자연스럽게 들어온 글을 자유롭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지, 아직까지는 구독자를 많이 늘리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얼마 전 첫 구독자 한 명이 생겨서 참 감사하고 신기했다. 하지만 잘못 누른 건지, 탐색전이었는지, 글이 재미가 없어서인지 구독자가 외출했다. 현재 나의 브런치에는 구독자가 없다. 하지만 괜찮다. 난 아직 브런치 초보니까. 지금 나의 최선은 쓰는 거라 생각한다. 그냥 쓴다. 써야겠다고 생각이 들면 쓴다.
언제 어디서나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몇 개의 단어, 몇 줄의 문장을 쓴다. 브런치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을 메모하듯 적어두기 참 편하다. 앞뒤 순서 없이 생각나는 대로 마구 쓴다. 시간을 두고 가끔 혼자만의 시간이 다가오면 단어와 문장의 순서를 바꿔 보고, 좀 더 나은 문장을 만들어 본다. 비틀어 보고 섞어 보고 부족하면 첨가할 단어나 문장을 섞어 본다. 휴대폰을 곁에 두고 인터넷 사전에 들어가서 정확한 뜻을 찾아보고 적절하게 섞고 비빈다.
글 맛은 모르겠다. 어떤 날은 맹물처럼 조금 심심한 것 같기도 하고, 가끔은 푸딩처럼 글 맛이 부드럽게 잘 읽히는 것이 있을 것이고, 돌처럼 단단하거나 가시처럼 거슬리는 글이 있을 수도 있다. 촌스럽거나 옛날 맛이 진하여 싫어할 것 같기도 하다. 이렇듯 독자들의 입 맛에 딱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냥 쓴다. 사람들의 글 맛에 맞추고 싶은 생각보다 아직까진 나의 시선에 조금 더 맞춘다.
'브런치 작가'라는 말이 좋다. 나의 시선에 들어오면 글이 된다. 기록물이 되는 것이다. 지나쳐 버릴 수 있는 나의 일상의 한 부분이 되면서 생기 있는 문장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하루하루는 같을 것 같으면서도 글을 쓰게끔 만드는 신나는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써야 하는 나의 습관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