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좀 아꼈다가 맛없는 커피 되면 책임질 거야?
딸이, 얼음 봉지를 벌려서 옆에 두고 믹스 커피 두 개를 녹인 유리잔에 얼음을 수북이 채우고 있다. 그 모습을 보던 내가,
나나 : 오~~
딸이 : 왜? 얼음 많이 넣었다고?
나나 : 아니. 난 괜찮아!
딸이 : 아빠가 봤으면 '얼음 좀 그만 넣어라'라고 했을 건데. ㅋㅋㅋ
평소 딸이 냉커피 타는 모습을 볼 때 남편의 반응은?
남편 : 얼음을 그렇게나 많이 넣어?
딸이 : 아빠? 이 정도는 넣어야 시원하지! 냉커피잖아.
남편 : 난 얼음 한 개만 넣으면 되는데.
딸이 : 아빠는 커피를 후루룩 마셔 버리잖아 얼음이 녹기도 전에. 그게 무슨 냉커피야?
남편 : 냉커피는 냉커피지. 따듯한 커피는 아니니까.
남편 : 얼음을 많이 넣으면 커피 다 마시고 나서도 얼음이 많이 남잖아. 아깝게 왜 그래?
딸이 : 얼음이 그렇게나 아까워? 난 얼음 녹이면서 천천히 얼음 다 녹을 때까지 마시잖아. 얼음 하나도 안 남아.
나나 : 당신은 얼음 가지고 왜 그래요? 얼음이 그렇게나 아까우면 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로 마시면 되겠네. 그럼 버리는 게 하나도 없잖아!
가정용 냉장고 얼음은 냉장고 값을 떠나 단단한 얼음이 되지 못하고 사람 마음처럼 쉽게 녹아 버린다. 잘 녹지 않고 오랫동안 시원함을 유지하는 얼음. 돌덩이처럼 생긴 얼음을 마트에서 사 온다. 냉커피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서. 남편은 얼음을 사는 것도 이해가 잘 안 되는데 냉커피에 얼음이 컵 밖에까지 튀어나오도록 담는 모습은 더 이해가 안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