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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를 아는 사람 Sep 04. 2023

옷장에 널리고 널린 게 옷인데 또 산다고?

나나 : 가을인데  나를 위해 예쁜 블라우스 하나 선물 해야겠다.

남편 : 옷장에 널리고 널린 게 옷인데 옷을 또 산다고?

나나 : 많은 것처럼 보여도 막상 입으려고 하면 입을게 하나도 없어요.

남편 : 그럼 옷장에 있는 게 옷이 아니면 뭐야? 입을 게 없긴. 옷장 한 번 열어 볼까? 몇 년 동안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도 많을걸.

나나 : 없다니까요. 내가 직접 산건 몇 개 안 돼요. 입어 보고 안 맞으면 다 버려야 해요. 

남편 : 입지도 않을 옷이면 쓰레기장에 다 갖다 버려. 자리 차지해서 옷장만 잡하게 만들지 말고.

나나 :  내가 알아서 할게요.


옷장에는 옷이 가득 차서 여유가 없다. 끔씩 정리해서 버리긴 하지만 버리는 옷 보다 채워지는 옷 때문일 거다. 언니가 작다고 못 입어서 주는 옷, 동생이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주는 옷, 큰 딸과 작은 딸이 옷장 정리 후 버릴 거라고 내놓은 옷까지. 갖가지의 이유를 달고 옷들이 옷걸이에 매달려 나를 기다리고 있다.


 사는 옷 보다 받은 옷이 많다 보니 어쩌다 고민고민 끝에 옷 한 벌 사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옷을 자주 사지 않다 보니 옷 고르는 눈이 없다. 웃옷 하나를 사더라도 기존에 있는 바지나 신발을 고려해서 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 고르고 골라 겨우 선택한 옷은 옷장의 어떤 옷과도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따로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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