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답노트
'합'을 '맞추는' 거였는데
'답'을 '맞히는' 거라고 생각했어.
'내 답'이 너의 '대답'이어야만 한다고 기대한 게 실수였어. '네 답'이 '틀렸다'라고 생각했어.
반드시 '정답'도 없는 거였는데
대부분 '오답'이라고만 여겼어.
우리 사이에 정해진 답은 없는 건데.
애초부터 채점을 할 자격도 없는 난데
풀 수 없는 문제만내고, '내 답'을 맞히길 기다렸어.
모르는 둘이 만나, 조금 잘 맞는 것도 감사할 기적일 뿐인데, 오만하게도 채점하고 있었어.
인생은 계속 다시 써 나가는 오답노트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