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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인의 청춘 May 04. 2019

우울감을 내려놓는 법

내 눈앞의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작은 믿음부터 시작.

우울한 기분을 느끼고 싶은 사람은 없다. 입 밖으로 '요즘 너무 우울해'란 말을 꺼내는 일도 어떻게 보면 외려 새삼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지쳤다. 우울하지 않은 날이 없으면 다행이라고 여기고, 어쩌다 한번 올려다본 하늘이 쨍하고 빛날 때, '아 오늘은 소중한 날이구나'라고 느끼는 것처럼, 우울하지 않은 시간이 어색해져 버렸다.


우울감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지만, 그 우울감을 떨쳐 내는 특정 소수의 사람만이 멘털이 매우 강하거나 건강하다고 치부하는 것은, 역으로 나 자신에게 너무 가혹할 수 있는 일이기에, 어떻게 하면 우울감에 침잠해버리거나, 우울감에서 도망치지 않고, 우울감을 잘 소화해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느낀다.


첫째,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최대한 의식적으로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환경을 조금씩 바꿔보자.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비관적이고 온통 얼룩진 뉴스들 때문에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찾아온다면, 정보 원천을 차단해보자. 일과후 TV 시청보다는 음악 감상, 운동, 글쓰기, 독서 등, 마음을 새롭게 정화시켜줄 수 있는 일들에 더 시간을 쏟아보자.


내 경우에는 멘털이 지칠 때가 많아서, 그 지친 멘털의 악순환을 끊어주는 활동이 '수면, 음악 감상, 영화감상, 독서, 요리' 등이다. 심지어 소리나 눈에 보이는 자극에도 강하게 반응하다보면, 깊은 휴식을 취할때 '안대를 착용하거나', '이어플러그'를 하는게 도움이 된다는 글도 읽은 적이 있다. * 책 <센서티브> 중  


의미 없이 스크롤하는 페이스북 타임라인, 인스타그램을 줄이고, 온통 우울한 뉴스로 도배된 TV를 끄고,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주변에서 오는 원치 않는 자극들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둘째, 우울감을 자아낼 수 있는 상황을 바꿔보자.


하루 일정에 관한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원치 않는 개입을 유연하게 차단해 보자. 일에만 몰두하는 건 생산성 향상엔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몰라도, 밸런스 있는 쉼이 따르지 않는다면 '하얗게 불타버린' 마음으로 너덜너덜해져 '번아웃'을 경험할 수 있다. 가족이나 소중한 친구들과 시간을 갖도록 노력한다든지, 취미 활동이나 자기만의 시간-내가 즐거워하는 것들을 편안한 환경에서 할 수 있는-을 갖는다는지 하는 것. 일을 할 때는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반대로 그 순간에서 빠져나오면 모든 '방해물'을 의식적으로 차단하고, 나의 상태, 의식, 마음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보자.


셋째, 작은 것들에도 감사하는 훈련을 해보자.


쉽게 답을 맞힐 수 있는 초등학생용 퀴즈를 수백 개 푼다든지, 집어던지기만 하면 고기가 딸려 올라오는 낚시만큼 지루한 일은 없다. 약간의 스트레스는 동기 부여나 자극을 통해 개인을 성장하게 해 주는데 도움이 된다고도 하지 않던가.


다만 스트레스의 부정적 에너지에 몰입하기보다, 내가 지금 가진 환경, 재능, 소중한 사람들, 안온함 등을 생각해 보면서, 작은 것들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려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보면, 기분이 더 나아지는데 도움이 된다. 마냥 생각 없이 긍정적으로 지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우울감에 푹 빠진 채로, 인생의 기적과도 같은 만남, 사랑, 지지와 격려 등, 소소하더라도 감사하게 느낄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덮어두고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난 정말 배고플때, 바삭한 크로아상 하나만 집어 먹어도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그 크로아상이 지금 사먹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게, 그걸 그렇게 맛있게 구워내 서빙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그걸 사먹을 수 있는 돈이 지갑에 있다는게, 안 먹었으면 허기짐을 참지 못했을 거라는게, 수도 없이 이어지는 작은 감사의 릴레이 같은 것이다.


넷째, 바꿀 수 없는 일은,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인정하고, 쿨하게 '흘려보내자'.

내려놓고, 용서하는 마음을 배우자. 우리는 불완전한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누구나 바보 같은 모습들을 보이며 살아간다. 너도, 나도, 우리 모두도. 빡빡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들 때문에 분노와 화가 치미는 순간들에 나의 온 에너지를 쏟아내는 건 나 자신을 갉아먹을 뿐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 말을 뱉지 말고 참을 걸, 딱 5분만 다시 생각해 볼 걸 했던 순간들도 부지기수다. 먼 훗날 떠올렸을 때 부끄러움과 수치심으로 두 뺨이 발갛게 물들며 이불킥을 하게 되는 그런 순간들. 부정적인 에너지를 끊임없이 발산하기보다, 잘 소화해 흘려보내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집중하는 것이, 나에게 가장 절실한 해결책임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한낱 작은 바람이나 파문이 나를 흔들어 놓을 수는 없다는 믿음을 가져보자.

우울감을 갖고 있든 아니든, 우리는 결국 내일 아침에도 '나아가야 한다'. 어쩔 수 없다. 이곳 말레이시아에서는 '돈을 벌고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는 말을 함축적으로 'CARI MAKAN 짜리 마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 '음식을 찾아야 한다' 즉, 뭐가 되었든 '먹고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인생이 기본적으로 '먹고사는 문제'에서 해방될 수 없는 일이라면, 그 '먹고사는 일을' 좀 더 에너지 넘치게,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바꿀 수 없는 과거에만 머무를 수도 없는 일이며, 굳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가며 분노와 화를 '되씹고 되새기는 일에 시간을 보내기엔, 오늘 하루가 너무 소중하다.


심지어 억울하게도 그 상황 속 상대방들은 '아무 생각 없이' 오늘도 아주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나도 나 자신을 위해 '잘 살아야 함'이 나를 온전히 사랑하는 길일 것이다. 이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감기처럼 찾아오는 우울감들을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시켜내는 '매일의 숙제'들도, 당신은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디, 당신의 숙제가 내일은 한층 더 가볍길, 간절히 기도한다.

얼마나 돌아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야 할 곳으로 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 방향이 내 마음에 서 있다면, 당신은 분명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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