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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을 거쳐 스타트업에 오기까지

꿈을 찾아서, 나로부터 시작하여 나로 향하는

어릴 때의 나는, 소풍에서 반 아이들이 외국인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할 때 수줍고 부끄러워서 도망가는 7살짜리 소녀였다. 

긴장하면 손에 땀이 너무 나서 피아노 콩쿨에 나가야 했는데 나가기 싫어서 고모네 집에 숨어 있다가 엄마한테 질질 끌려 무대에 올라가는 초등학교 6학년을 보냈다. 

이러던 나는, 도전하는 것을 즐겨서 꿈을 쫓으며 살아왔다. 

20대에 교환학생을 하는 동안 해외에서 일하는 언니들을 보면서 외국에서 일하는 꿈을 꾸었다.

그 꿈에 실패없이 안정적으로 가려고 20대를 보냈던 것 같다. 외국에서 쓸 수 있는 자격증도 따놓고 영어도 계속해서 공부하고 혹시 모르니 시험점수도 마련해 놓고.


30대를 싱가폴에서 맞이하며 4년간 일을 했다. 처음엔 꿈이 그저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보니 특별히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하지 않고 도전했다. 한국에서 쭉 IT 커리어를 해왔지만 금융을 배워보고 싶다며 심각하게 고민 안하고 로컬 은행에 들어가게 되었다. 거기서 로컬 사람들과의 경쟁속에서 치열하게 살며 많은 것을 배웠지만, 계속해서 아무래도 은행은 사향 산업인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계속해서 많은 것들이 자동화되면 대체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다시 IT로 돌아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게속 문을 두드려, M&A Deal Sourcing을 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스타트업이면서 또 Deal Sourcing을 하다 보니 한국의 스타트업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그 때, 너무 좋은 사업 내용과 기술이 있는데 영문 웹사이트도 없고 영문 IR 자료도 없어서 투자자들과 연결해줄 수 없을 때 너무 속상했다. 그래서 한국에 가면 스타트업 씬에 들어가서 이런 부분에 기여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또 회사 자체가 스타트업이라 자유롭고, 내가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너무 좋아 스타트업씬에 계속해서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자기 개발 유투버들이 나 자신을 파악하라며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들을 나열해보라고 하는 것을 우연히 보았다. 그렇게 나 자신을 파악해보는 과정을 거치고 나와의 대화를 하면서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들의 조합으로 이런 키워드가 떠올랐다. 


Entrepreneurship 


그래 나의 큰 무기는 기업가 정신이라는 이 생각이 내 맘 깊숙이 들어왔고 이 때부터 스타트업 씬에 있는 것을 넘어서 직접 하는 꿈을 꿨다. 하지만 내가 혼자 하는 것은 무서울 것 같고 같이할 팀을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으로 있었다. 


그런데 내 맘 속에 계속해서 그리면 이루어지나 보다. 


지금의 나는 개발자 대표님과 투자 유치 전문가인 이사님, 그리고 운영과 마케팅을 맡고 있는 내가 이렇게 세명이 팀이 되어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결국 이렇게 흐르고 흘러서 내가 꿈꿨던 것들을 하나씩 이루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어렸을 때의 수줍음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능글맞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내가 되었다. 


이제는 어떤 꿈을 꾸게 될까? 

이제는 내 인생은 어디로 가게 될까?

너무 설렌다 :)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 했다. 
- 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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