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에서 4년정도 일을 하고 한국에 들어오면서 나는 구직을 위해 스타트업을 찾았다.
뭔지 모르겠지만 M&A Deal Sourcing인가 했다면서 갑자기 왠 스타트업?
다들 의아해했다...
대기업이나 금융권에 갈 자신이 없는 거야?
대놓고 묻는 사람들도 많았다
돈도 많이 안 줄거 같은데... 자리도 불안정하고 ..
하지만, 나는 2015년정도 부터 평생 직장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 때 나는 L대기업에 다니고 있었을 때인데 회사가 어려워지자 1000명정도의 정리해고를 봤고
회사의 자부심도 있고 회사내 아는 사람도 많았지만 자기개발에는 손놓고 있었던 부장님이 해고되는 것을 봤을 때
“그래 나의 인생을 어떤 다른 것에 기대면 안되겠다”
이건 내가 남자친구나 남편한테 인생을 기대면 안되겠다라는 맥락과 일맥상통하지만 ㅎㅎ
어쨌든 결론은 안정적인 직장은 없으니 핫한 산업분야를 해야겠다 라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닌 그냥 문과 졸업생이라 내가 할 수 있는 업무는 거의 다 비슷할테니...
그리고 더 이유들을 나열해보면
L대기업에 다닐 때 너무 힘든 부분이 이 부분이었다.
무엇을 할 때 보고라인이 왜이렇게 많은지....
뭐 하나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렇지 난 그저 사원 아니면 대리였으니까..
책임 안 지고 좋을 수도 있는데 나는 여자대장부니까 ㅎㅎ 책임져도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일에 온전히 집중해서 하고 싶었는데 너무 그러면 나는 왕따가 되었다
혼자 너무 열심히 하는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서 시장의 물을 흐리니까 ㅎㅎ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를 줄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차선으로 나의 남는 에너지들을 활용해 많은 취미들을 섭렵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에너지를 스타트업은 아주 반겨주었다.
예쁘게 입는 거 좋아하지만 회사에 일을 하는데 잘 차려입고 가시는 분들 보면 항상 신기했다~~
나는 편하게 옷을 입고 아빠다리하고 책상에 앉는게 좋은데
물론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큰 회사에서는 그게 많이 힘들더라...
L대기업에 다닐 때, 부장님들은 자주 그러셨다
“쟨 6차원이야”
“쌜리는 37살 이후에 결혼할 거 같다” (그 때 내나이 고작 27)
나는 그냥 하고 싶은 말을 안 돌리고 하는 편인데 그게 큰 조직에서는 어찌보면 특이하고 좋지 않은 모습이었나보다..
그래서 나는 젊고 편한 조직에 들어가고 싶었다 :)
직장인 지금 연봉 천만원 이천만원 더 버는 거 나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물론 내가 주식이나 투자의 귀재라면 더 빠른 현금흐름이 들어와 투자 수익을 낼 수 있으니 좋겠지만 슬프게도 그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직장에 있는 시간동안 미래에 더 큰 수익을 가져올 가능성(?)이라도 있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해낸 것은 바로 스톡옵션이다~
나는 일을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데 그 회사가 잘 되어서 나에게 주식의 가치로 좀 더 부가적인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면?
생각만 해도 좋다... :) 하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exit해서 이 꿈을 이룬 적은 없다.
곧 이루어지길 바라며 ^-^
하나를 진득하게 하기보다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아서 다양한 것들을 습득했고 멀티 태스킹도 아주 잘한다ㅎㅎ 다양한 일들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것을 겁내기 보다 즐긴다면 스타트업은 아주 천국이다~! 급변하는 시대의 트렌드를 읽어내야 하고 또 그 환경에 맞춰서 변해야 하는 것이 스타트업이기에 ENFP인 나는 스타트업이 힘들고 고되기 보다 즐거운 일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