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작하고 망각하는 삶
나는 집단적 독백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하고 싶은 말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야말로 매우 솔직하고 순수한 상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역지사지라는 말. 상대방 입장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상상을 해보자는 취지의 말. 이는 말만 쉽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이다. 이미 상대방을 보며 든 생각이 그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과정을 방해한다. 그저 최대한 짐작해 볼 뿐이다.
외로운 세상 속에서 씩씩하게 살아가는 가장 좋은 전략은 망각하는 것.
한순간 세상에 떨어진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잊고,
이 세상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아는 척도 해보고,
사랑하는 사람이 본인과 같은 마음이라 강하게 착각하고,
완벽한 소통이 있을 거라 자부하며 본인의 생각을 전파하려고 노력하다가,
다시 결국 독백의 향연이었음을 인정하고 외로워하다가,
그걸 또다시 까먹는다.
세상을 향해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이며 기대를 했다가,
나 자신을 이해하는 세상이 아니라고 실망을 했다가,
알고 싶은 상대방을 알고자 노력을 했다가,
괜스레 상처만 주고 떠나며 괴로워한다.
오감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는 세상을 경험하며 끊임없이 짐작하고 짐작하고 산다. 소통이라 확신하다가 독백이라 인정하며 외로워함을 반복하는 우리들은 이를 마주한 순간 이걸 또다시 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