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애틋함

이분법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단어

by 인규

이 순간 이 감정은 마지막이어서 오는 신기한 애틋함이 있다. 더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인지 시간이 조금 느리게 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이러한 애틋함을 기쁨과 슬픔 중에 한 가지로 꼭 구분지어야 한다면 1차적으로는 슬픔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에서 오는 슬픔이 있기는 하니까. 근데 그 후에 은은하게 밀려오는 간질거리는 그 여운으로 슬픔을 참고 나오는 옅은 기쁨이 있는 것 같기도 해서 혼란스럽기도 하다. 우리가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전할 때, 메시지를 이해할 때 가장 먼저 본능적으로 지금의 메시지는 긍정인지 부정인지, 찬성인지 반대인지, 같은 편인지 상대 편인지를 파악한다. 그럼 나에게 밀려오는 애틋함은 긍정적 감정인가 부정적 감정인가. 애틋함을 느끼게 한 대상은 같은 편인가 반대 편인가. 이에 대해 확실하게 말하고 싶은 마음에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았다.


애틋함의 사전적 정의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1. 섭섭하고 안타까워 애가 타는 듯하다.

2. 정답고 알뜰한 맛이 있다.


여기서 드는 추가적인 질문은 이 두 가지 뜻을 딱 잘라서 구분 지어 사용할 수 있는가이다. 이에 대해 답하기 위해 1번과 2번 뜻에 대한 예시를 지피티를 이용해 3개씩 나열해 보았다.


1.1. 졸업식 날,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의 애틋한 분위기

1.2. 군대에 입대하는 아들을 배웅하는 부모의 애틋한 눈빛

1.3. 오래 키운 반려동물과 이별해야 하는 순간의 애틋함


2.1. 연인 사이에 주고받는 애틋한 눈빛과 미소

2.2. 친구가 생일 선물로 준비한 손편지의 애틋한 문구들

2.3. 어머니가 정성껏 준비한 도시락의 애틋한 맛


위 예시를 통해 2번 예시를 1번 뜻으로 바꿔서 바라보아도 모두 말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끝에 놓여 있을 때 오는 애타는 마음이 정답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애가 타는 듯한 것과 정겨운 것은 어떻게 혼재되어 있는가, 항상 혼재되어 있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진다.


위에서 사람은 메시지를 전달할 때 좋은지 나쁜지, 기쁜지 슬픈지 등을 먼저 파악하려는 습성이 있다고 했듯이, 물음에 답하기 이전에 애타는 것과 정겨운 것이 혼재된 상태는 기쁨일까 슬픔일까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자 한다. 각자의 경험에 비추어 애타는 것과 정겨운 것에 대해 상상을 해보면 둘 다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애타는 마음과 정겨운 마음에서 발현될 수 있는 감정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구체적 상황마다 애틋함에서 발현되는 감정이 다를 것이고 이는 성격에 해당할 것이다. 따라서 위 질문에 대한 짧은 결론은 애틋함은 기쁨과 슬픔을 논하기 이전에 감정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가서, 애타는 마음과 정겨운 마음은 항상 혼재되는가에 대해서는 항상이라 단언할 수 있다. 1차적으로 생각해 보면 애타는 마음은 슬픔이고 정겨운 마음은 기쁨일 것 같지만, 정겨운 마음은 관계 맺기에서 오는 추억과 함께 나눈 의미들에 중점을 둔 것이고, 애타는 마음은 끝이 있는 관계에 대한 아쉬움과 아픔에 대해 중점은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르게 말하면, 애타는 마음은 관계 맺기의 미래에 대해, 정겨운 마음은 관계 맺기의 과거에 대해 상상하는 것에 가깝다. 그리고 관계를 맺고 시간을 보내면서 생기는 일련의 과정에는 과거와 미래가 분명히 존재하기에 두 마음은 깊은 관계를 전제한다면 항상 존재함을 확신할 수 있다. 따라서, 애틋함의 두 사전적 정의를 모두 합쳐서 깊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마음이라고 간단히 표현할 수 있다.


깊은 인간관계에는 사랑하는 연인과의 관계도 포함하고 있기에, 연인을 향한 마음과도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 등등 잠시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운 상황 속에서 나오는 감정이 애틋함인가를 스스로 고민해 보는 것으로도 사랑을 되짚어볼 수 있다. 사랑하는 만큼 아쉬움이 남는 시간들, 상처를 입는 일들도 많이 생기는데 이와 동시에 함께 신뢰와 추억을 쌓아가며 생기는 정감 어린 뜻깊은 마음도 동반되기에 이렇게 애타는 마음과 정겨운 마음의 공존을 실감하면서 사랑이라는 가치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애틋함은 연인 사이의 사랑만을 의미하진 않고, 꼭 헤어짐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상 속에서 느끼는 모든 것들에 온 힘 다하여 만족하고 행복할 때도 묘한 슬픔이 함께 찾아온다. 이렇게 행복한 날이라는 게 고마우면서도 이러한 느낌을 다시 언제 느껴볼 수 있을까 싶으면서 이 순간 이 모습이 벌써 아쉬워지는 정감 가면서도 애타는 그런 복합적인 애틋함을 종종 느낀다. 모든 것에 시작과 끝이 있기에, 관계 맺기에 있어서 형언하기 힘든 다채로운 감정과 소중함이 빛을 더 보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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