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디 이야기 15: 중력을 이기는 한 줄의 은빛

by 이시스

예쁜 눈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통디는 나뭇가지에서 실을 타고 내려와 거꾸로 매달려 있는 작은 거미와 마주쳤다. 거미는 줄에 매달려 가볍게 흔들리면서 통디의 눈을 바라보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거미가 매달려 있는 실이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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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친구야! 넌 아주 예쁜 실을 가지고 있구나.”

통디가 말했다.


“안녕! 나는 ‘하늘’이라고 해. 전에 네가 숲에서 울고 있을 때 본 적이 있어.”

거미가 말했다.


“반가워! 나는 통디야.”

통디가 말했다.


“잠깐 몇 걸음만 뒤로 물러서 줄래? 네 목소리가 나한테는 너무 커. 또 네가 숨을 내뿜을 때마다 줄이 너무 흔들려서 집중할 수가 없어.”

하늘이 말했다.


“아, 미안해. 널 힘들게 하려는 생각은 조금도 없었어.”

통디가 몇 걸음 물러서자 흔들리던 하늘이 공중에 멈췄다.


“그런데 너는 왜 그렇게 가느다란 줄에 매달려 있는 거니? 위험하고 힘들지 않니?”

통디가 물었다.


“내가 멋져 보이지 않니?”

하늘이 자기 줄에서 여러 가지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응 멋져! 하지만 위험해 보여.”

통디가 말했다.


“이 가느다란 한 줄기 줄은 나에게 자유를 준단다.”

하늘이 말했다.


“자유?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운 거지?

통디가 물었다.


“중력으로부터! 중력은 우리 모두를 아래로 끌어당겨서 구속하지. 나는 이 줄 한 가닥을 내 몸에서 뽑아내어 우리를 땅으로 끌어내리는 중력을 이겨내고 이렇게 자유로워지지.”


하늘이 재빠르게 근처 나무에서 나무로 건너뛰며 둥그스름한 모양으로 거미줄을 걸치며 말했다.


“중력! 그렇구나. 그럼 내 마음도 중력의 영향을 받니? 봄꽃이 죽고 나서 나는 종종 슬픔과 무기력에 빠질 때가 있어. 이것도 중력이 내 마음을 아래로 끌어당기는 걸까?”

통디가 말헀다.


“그래, 맞아! 네 마음이 중력의 영향을 받을 때 슬프거나 외롭거나 우울하거나 또는 무기력하거나 고통스럽게 되지. 그때 나처럼 마음에서 빛나는 은빛 실 한 가닥을 꺼내 하늘에 걸치고 이렇게 날아 올라 봐. 그럼 그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

하늘이 말헀다.


“어떻게 마음에서 빛나는 은빛 줄을 꺼낼 수 있지?”

통디가 물었다.


“이 은빛 실은 불확실한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지는 희망과 탐구심이야. 살아가는 데는 그 무엇도 확실한 것은 없지. 나는 확실한 것을 구하지 않아. 다만 나는 밝고 희망적인 마음으로 저 높은 나뭇가지에 내 은줄을 걸고 그저 ‘저 푸른 하늘엔 무엇이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 은줄을 잡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거지. 그러면 늘 새로운 세상이 나에게 다가오는 거야.”

하늘이 말했다.


“와, 너는 그렇게 매일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구나! 어떤 세상일지 정말 궁금해.”

통디가 감탄하며 말했다.


“땅바닥을 기어 다닐 때나 나뭇가지를 기어 다닐 때는 꿈도 꿀 수 없는 세상이야. 내가 땅바닥을 기어 다닐 때 나는 늘 동물들의 발에 밟히거나 새들에게 먹힐 위험에 처해 있으면서도 저 푸른 하늘은 그저 텅 빈 아무것도 없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어.

그런데 어느 날 땅바닥에서 다리 하나를 잃고 나무를 기어오르다 새의 부리에 등을 쪼이고 나서 ‘나는 더 이상은 이렇게 살지 않을 거야!’ 하고 굳게 결심을 했어. 그리고 실을 뽑아 나무에 걸고 하늘로 날아올랐지. 그러자 매일 보고 있던 저 푸른 하늘이 내 새로운 세상이 되었어. “


하늘이 말했다.


“아아~, 멋지다. 나도 새로운 세상으로 날아 올라갈 수 있을까?”

통디가 부러운 듯이 말했다.


하늘이 통디의 눈앞에서 은빛 줄을 타고 허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다 허공으로 솟아오르더니 눈앞에서 사라지며 말했다.


“물론이지.

그럼, 안녕! “


통디도 작별 인사를 했다.

“안녕!”


통디는 거목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거목 나무를 향해 힘껏 날아올랐다. 하지만 전나무보다는 훨씬 크고 굵은 거목 나무에는 내려앉지 못하고 날개를 퍼덕거리며 땅으로 떨어졌다.


“나도 이렇게 사냥꾼에게 쫓기며 불안에 떨며 계속 살지는 않을 테야!”

통디가 하늘이가 들려준 말을 떠 올리며 말했다.


“우선 가까운 저 가지 위로 날아 올라가자.”


통디는 땅에 제일 가까운 나뭇가지를 목표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그 나뭇가지도 너무 높았다. 그래서 나뭇가지에 내려앉지 못했다. 통디는 바닥에 앉아서 거목 나무를 쳐다보았다.


“나는 저 나무 위에서 세상을 보고 싶어. 거미 하늘이처럼! 땅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중력을 이기고 꼭 저 나무에 올라갈 거야. 자신이 무엇인가는 자신이 무엇을 할 줄 아는 가에 따라 달라지는 거야. 나는 날아오를 거야! 나는 날개가 있으니까.”


그때 땅과 첫 번째 가지 사이에 나무껍질이 움푹 파인 곳이 보였다.


“좋아! 저곳을 딛고 첫 번째 가지 위로 올라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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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디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날아올랐다. 중간에 움푹 파인 곳에 두 발을 딛고 다시 힘차게 날개 짓을 하여 첫 번째 나뭇가지 위로 내려앉았다. 일단 나뭇가지에 내려앉으니까 그다음 위에 있는 나뭇가지로 차례로 날아올라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통디는 무성한 가지를 지닌 크고 튼튼한 위쪽 가지로 올라갔다. 나뭇잎이 빨갛게 물들어 불어오는 바람에 하나씩 둘씩 낙엽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와, 나무 위의 세상은 너무도 광활하고 아름답구나!”


통디는 생전 처음 이처럼 높은 나무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매일 땅만 보고 걸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넓고 큰 세상이 보였다. 그리고 그 세상은 아름다웠다. 빨강, 주황, 노랑, 초록... 무지개처럼 여러 빛깔로 나뭇잎들이 점점이 흩어지며 또는 회오리 모양이나 물결무늬를 이루며 온 세상을 덮고 있었다. 찬란한 그 나뭇잎들 위로 맑고 푸른 하늘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거미, 하늘이 날아오르던 그 하늘, 나도 이제 이 하늘로 들어왔어!"


통디는 혼잣말을 하며 날개를 내밀어 하늘의 푸른빛을 만져 보았다. 바람이 통디의 날개를 건드리며 날아갔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나뭇잎들은 몸을 떨며 맑고 고운 소리를 냈는데, 마치 화음을 이루어 함께 노래하는 듯했다. 그러다 하나씩 바람을 타고 하늘에서 마지막 비행을 하며 땅위로 살포시 내려앉았다.


통디는 바람의 향긋한 냄새를 맡으며 눈을 감았다. 갑자기 눈앞에 봄꽃의 모습이 보였다. 통디는 봄꽃을 향해 미소 지었다.


“안녕, 봄꽃.

사랑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통디는 날개를 펼쳐서 마음속에 있는 봄꽃을 꼭 안았다. 봄꽃의 보드랍고 따뜻한 깃털이 느껴졌다. 봄꽃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와 깃털 위로 또르르 굴러 떨어졌다.


통디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가지가 튼튼한 나무 위에는 크고 작은 겨울새들이 앉아 둥지를 만들고 있었다.


“어서 와, 통디야.

환영해!”


거목 나무가 말했지만 통디는 나무의 말을 미처 알아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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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아이의 성장과 치유에 초점을 맞추어 쓴 힐링 동화입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면 자연스럽게 성장에 필요한 마음들이 내재되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또한 성장하면서 아이들은 동화의 스토리를 삶 속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동화는 아이들이 필요한 때에 힘과 지혜와 통찰을 줄 것입니다. 엄마 아빠들이 읽어도 좋은 동화랍니다.


당부말씀: 이 동화에 사용된 그림은 무료 배포 가능한 그림이 아닙니다. 저작권이 있으니 무단 사용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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