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촛불들을 꺼왔어.
어느날 그대들은
한 노인을 조준하여 끈질기고 잔인하게 대포를 쏘았어!
한겨울 칼날처럼 날선 물대포.
그리고 그 한 생명의 불꽃을 꺼트렸지!
농민 백남기
그대들은 그 누구에게도 죄를 묻지 않았어!
2002년 6월,
친구 생일 파티에 가던 두 소녀
미선의 효순이
무한궤도 장갑차로 깔아뭉갰지!
마치 게임하듯이,
그러나 그 누구에게도 죄가 없다 했지!
세월호 304명의 생명 또한
구해줄게! 기다려! 가만있어!
그리곤 배를 물속으로 끌었지.
아무도 잘못이 없고 책임을 지지 않았어!
그대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생명의 촛불을 끄고도 죄없다 했어!
촛불 끄기는 그대들의 게임이자 도박,
그대들이 생명의 촛불을 꺼트릴 때마다 그대들의 철밥통을 지킬 뇌물과 결속을 축적 해 온거야!
이승만부터 박근혜까지,
'촛불의 불꽃은 위험하다.적을 끌어들여 나라를 뒤 업으려는 빨갱이들이 활개 친다.' 고 떠들며 국민들 생명과 의지의 촛불을 꺼왔어.
방송, 군대와 법률, 검 경들과 공무원 그리고 몰지각한 교수들을 좀비로 내 세워서
'가만히 있으라!' '가만히 우리말만 듣고 따르라' 사이비 교주처럼 주술을 걸며
어린 촛불들이 착하고 얌전해지면 더욱 거리낌없이 그 생명을 밟았지!
그리고 그대들은 어둠속에서 샥스핀과 송로버섯으로 만찬을 벌였지!
'우리들이 곧 국가이다.
국민은 개 돼지 혹은 금붕어나 피라미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촛불은 곧 반 국가 세력이고 빨갱이다'
이 논리가 그대들의 무한궤도 장갑차였어!
'바람이 불면 촛불은 꺼진다' '촛불은 약하다'
'촛불은 별 것 아니지'' 훅! 하고 바람 한번 불면 꺼지지!'
이 편협하고 무지한 확언은
그토록 오랜동안 깊게 뿌리를 뻗은 데서 올라온 싹아지 지!
이 시간에도 그대들의 충견은 촛불을 보고 짖어대고,
경찰은 방패로, 검찰은 창호지로
촛불을 막고 가리고 있으니,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끓어오르던 양은 냄비는 금방 식어버릴 것이다.
촛불은 꺼져 버릴 것이다.
금붕어는 자기가 무엇을 하려 했는지 잊어버릴 것이다'
너희들은 말하지!
하지만 말이다!
이 나라에 촛불이 꺼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백 만개의 촛불은 언젠가 단 한 개 촛불의 불꽃이 옮겨 준 것!
불꽃은 아무리 작아도 무한대로 자신을 나눠줄 수가 있고
아무리 자신을 나눠도 처음의 자신은 없어지거나 줄어들지 않는다.
백만 개의 촛불을 끌 수 있는 바람은 이 세상에 없다!
바람이 불면 백만 개의 촛불은 더욱더 쉽게 다른 초에 옮겨 붙지!
백만 개의 촛불을 회초리로 때리면 불꽃은 온 세상으로 튀어 옮겨 붙는다.
백만 개의 촛불은 곧 이백만 개 삼백만 개의 촛불이 되지!
백만 개의 촛불 앞에 너희들이 숭배해왔던 죽은 시체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오색영롱한 전구로 치장하고, 국민들의 등에 빨대 꽂아 비싸고 진귀한 음식을 그 시체 앞에 진설하고
무당이 춤을 추며 부활을 간절히 빌어 왔던 그 시체,
이미 뼈는 문드러졌고 , 그 살은 썩어 온갖 병균의 온상이 되었고, 병균은 그 숭배자들에게 전염되어,
죽은 자 살아있는 자 모두 썩어 문드러져 온 세상에 악취를 풍기고 있는 것이
백만 개의 촛불 앞에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바람이 불면 촛불이 꺼지게 마련이다!라고 말하는
어리석은 좀비들이여!
촛불앞에 그대들의 죽은 얼굴을 보라.
백만개의 촛불앞에 낙엽처럼 떨고 있는 그대들의 마른 신경줄을 보라.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니
그대들의 바싹 마른 신경은 촛불의 불꽃에 타버리고 말 것이다.
바싹 타서 촛불을 꺼트릴거라 망상했던 저 바람에
흔적도 없이 부서져 흩어져 버리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