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언제나 곁에 있을 때 가장 눈부시다
도서관 앞에서 마주한 벤치
동네 도서관 앞을 산책하던 날이었다.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앉은 오후, 책을 반납하고 돌아서는데
도서관 입구 옆에 조용히 놓인 벤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등받이에는 짧은 문장과 함께,
한 소년의 사진이 끼워져 있었다.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의 16세 소년이었다.
그 아래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Forever and always in our thoughts, very much loved and missing you everyday.”
“영원히, 그리고 언제나 우리의 생각 속에. 너무나 사랑하고, 매일 그리워한다.”
나는 그 벤치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짧은 문장 속에 담긴 부모의 그리움,
그리고 사진 속 활짝 웃던 소년의 얼굴이 오랫동안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
어쩌면 그 부모에게 이 벤치는,
아들을 여전히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의 자리일지도 모른다.
매일 지나가며 앉아보는 벤치 하나가
그들에게는 기도의 자리, 기억의 시간, 사랑의 증거가 되었을 것이다.
떨어져 있던 시간의 고통
그 벤치를 보면서 나는 작년의 시간을 떠올렸다.
비자 문제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했던 1년.
특히 어린 딸을 두고 혼자 지내야 했던 시간은
내게 참혹할 만큼 길고 고통스러웠다.
딸이 아플 때, 학교에서 힘든 일이 있었을 때,
나는 곁에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
화면 속으로 전해지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수없이 미안하다고, 곧 함께할 거라고 되뇌었다.
그래서였을까.
그 벤치를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마음이 무너졌다.
그 부모가 느꼈을 아픔이
잠시나마 내 가슴 안으로 스며드는 듯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일까.’
그 단순한 사실이 새삼스럽게 가슴을 울렸다.
다시, 사랑의 자리로
도서관 앞의 그 벤치는
단순한 추모의 자리가 아니라,
사랑을 잃은 뒤에도 여전히 사랑을 이어가는
인간의 마음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그 마음이 너무나 아름답고, 또 아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딸의 손을 꼭 잡았다.
작은 손의 온기가 이렇게 따뜻한데,
우리는 얼마나 자주 그 온기를 잊고 살아가는가.
삶은 매일 반복되지만,
사랑은 반복되는 순간마다 새롭게 느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히 살아볼 이유가 된다.
#도서관벤치 #가족사랑 #영국일상 #사랑해 #사랑이 머무는 곳 #사랑의고통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