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이가 말했다.
이제는 엄마를 하루에도 수십 번은 부르는 아이에게 엄마라면 한번쯤은 해봤을 법한 말
"엄마 좀 그만 불러줄래?"
"엄마~ 이거 봐봐"
"엄마~ 이거 모야?"
"엄마~ 내가 하던 그거 어딨지?"
"엄마~ 나랑 이거 할래?"
"엄마~ 이것 좀 도와줘"
방학이 되면 특히 어느 집이나 시도 때도 없이 엄마를 부르는 소리로 아우성
아이를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쉴 새 없이 들려오는 "엄마" 소리에
"왜 또~"라고 먼저 반응할 수밖에 없는 현실 육아 속 엄마들
지난 방학에 친구와 이 얘기로 통화를 하던 중 친구가 말했다.
"난 그래서 애들한테 엄마~ 빼고 얘기하라고 했어~ 그랬더니 이 개구쟁이 아들놈들이 정말 엄마만 빼고
계속 부르는 건 똑같은 거야~ 오히려 "엄마~ (아 엄마 부르지 말랬지) 있잖아 이거 봐봐~ 말이 더 많아지더라고"
아 정말 격하게 공감이 되는 친구의 말에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코로나 확진으로 자가격리 중인 10살 딸아이와 7일째 함께하고 있는 지금은 마치 단기방학인 듯
원 없이 "엄마"소리를 듣고 있다.
그래도 자칭 타칭 인내심이 뛰어난 엄마지만 이런 내가 수도 없이 부르는 "엄마"소리 다음에 이어지는 아이의 말에서 울컥 짜증이 올라오는 말이 있다!
그건 바로
"엄마~ 지금 몇 시 몇 분이야?"
4~5번까지는 대답하는 게 아무렇지가 않다가 6번쯤 시간을 물을 때 울컥하는 타이밍이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다시 한번 꾹 참고! 말한다.
"책상 앞에 시계도 있고, 옆에 핸드폰을 살짝만 눌러봐도 보일 텐데 시간을 엄마한테 계속 물어봐야만 알 수 있을까? 이제 시간은 직접 보고 확인해보는 게 어떨까?"
아 내가 생각해도 인내심의 끝판왕이다.
그래, 시간 물어보는데 화낼 일은 아니지.
차분하게 아이에게 대답해주고 났는데 이어지는 싱그럽고 발랄한 목소리의 아이의 대답
"옛솔 칫솔 마데카솔!"
하......... 부글부글부글
그러니까 내 얘기를 알아들은 거겠지. "옛솔"이 일단 알았다는 거니까 알아는 들었을 거야.
사춘기가 오면, 입을 닫고 방문도 닫는 시기가 온다는데,
그땐 또 수도 없이 엄마를 부르던 이 시간을 곱씹게 되겠지.
격리기간 집콕 놀이를 하며 나와 팔찌 만들기를 하던 아이가 말했다.
"엄마 격리 기간이 지루할 줄 알았는데 재미있게 잘 보내서 시간이 금방 간 것 같아.
엄마랑은 왠지 더 베프가 된 느낌이고~ 그렇지?"
"응~ 그럼~"
이라고 대답한 엄마지만, 나도 아이와 함께한 시간이 좋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 마음의 소리는 이렇다
'격하게 혼자 있고 싶다' 푸후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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