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이가 말했다.
6살 한창 궁금한 게 많아지는 나이,
아이는 수도 없이 묻고 또 묻고를 반복한다.
어느 때는 엄마의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질문이 시작되고
왜?라고 한번 시작되는 물음은 되돌이표가 되어 계속 돌아온다. 푸훗
푸릇푸릇한 나무가 싱그럽던 봄
아이와 산책을 하던 어느 날, 나무를 한참이나 바라보던 아이가 물었다.
"엄마 나무는 뭘 먹고 자라?"
"나무는 따뜻한 햇살도 먹고, 비가 오면 물도 흠뻑 마시고 계절을 먹고 자라지"
"그럼 나무도 물을 많이 먹으면 많이 자라?"
"그럼~ 먹는 만큼 쑥쑥 자라지~"
다음날도 화창한 날씨에 산책을 나가자는 말에 아이는 "엄마~ 잠깐만~"을 외친다.
현관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주방에서 생수병을 들고 나오는 아이
"기특해라 목마를까 봐 물도 챙길 줄 알고 다 컸네!"라는 나의 말에
아이는 배시시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아파트에서 내려와 화단을 지나는데 아이는 들고 나온 생수병을 나무와 꽃에게 주며 말한다.
"나무야, 꽃들아, 이거 먹고 쑥쑥 커~"
아, 그제야 아이가 물통을 챙긴 이유를 알았다.
어제 엄마와의 대화를 기억하고 나무와 꽃이 쑥쑥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물통을 챙긴 아이.
아이의 생각은 때론 어른의 생각보다 앞선다.
그리고 그 생각은 따스하고 온기가 있다.
그날 이후로 한참 동안이나 6살 아이는 그렇게 등원 길, 산책길 외출을 나설 때면
한 손에는 꼭 생수병을 들었다.
어느 날은 바쁜 등원 길이었는데 오늘은 나무가 목이 마른 지 물을 금세 마셨다며
집에 가서 물을 더 챙겨 와야겠다는 말에 엄마는 시계를 분단위로 보면서도 아이와 다시 물을 챙기러 올라갔다.
그날 이후로 엄마는 생수병을 2병씩 챙겼다ㅎㅎ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이의 언어처럼 어느 순간 사라지는 아이의 그 시절 모습
'지금'이 소중한 이유다.
눈에서는 사라진 모습이지만 그 모든 것이 내면을 만들어 아이는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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