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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코알라 Dec 13. 2022

엄마~ 친구들이 산타가 쿠팡이래!

나의 아이가 말했다.

엄마! 산타할아버지가 양말을 주고 가셨어?!




내가 몇 살까지 산타할아버지를 믿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뚜렷한 기억 중 하나는 '울면 안 돼' 노래가 들리면 울음을 그쳐야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강하게 믿었던 기억.

'울면 안 돼'는 이맘때면 정말 기적의 논리를 담은 노래가 분명하다!


크리스마스이브였다.

큰 양말을 걸어놓고 자면 산타할아버지가 양말 안에 선물을 넣어놓고 가신다는 그날!

나는 잠들기 전 엄마에게 큰 양말을 걸어놔야 한다고 했지만

엄마는 안 걸어놔도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하셨다.


정말 양말을 걸어놓지 않아도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걸까?

걱정되는 마음으로 잠이 들었던 그날이 기억난다.

눈을 뜨자마자, 머리맡을 확인했는데 부스럭~ 부스럭~ 무언가 포장지의 기분 좋은 소리가 들린다.


앗! 이게 뭐지?

산타할아버지가 주고 가신 선물은 다름 아닌 '양말'이었다.

"엄마~ 산타할아버지가 양말 안에 선물을 넣고 가시는 게 아니라

양말을 선물로 주시는 거야?"

나의 물음에 엄마는 한참을 웃으셨던 기억이 난다.


푸훕! 지금 생각하면, 우리 엄마 정말 크리스마스를 거저(?) 넘어가신 먹튀를 하셨다!!!



산타할아버지에게~ 재가 받고 싶픈 것이 부롤스타즈 예요! 

7살 아이는 그렇게 편지를 쓰고~




나의 아이의 7살 크리스마스!

당시 브롤 스타즈 캐릭터가 한창 유행이었고 아이도 유치원 친구들이 가져오는 캐릭터 사진이 갖고 싶다며

나에게 얘기했었는데 사주지 않았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며 트리에 편지를 꽂아놓은 아이

그 편지를 아이가 잠든 후 몰래 열어보고는 한참을 웃었다.

맞춤법도 맞지 않은 글씨로 또박또박 쓴

"재가 받고 싶픈 것이 부롤스타즈예요"


그래,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이거구나!

평소엔 사주지 않았지만 산타할아버지는 사주실 수 있지! 그래야 크리스 마스지~

그렇게 아이가 철석같이 믿었던 마지막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은 '브롤 스타즈 카드"였다!






엄마~ 산타할아버지한테 내 얘기 좀 전해줄래?!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유치원에 다닐 때 보다 부쩍 몸도 마음도 많이 성장했다!

가장 큰 성장은 아이가 착한 일을 하고 울지 않으면 크리스마스에 오신다는 산타할아버지가

엄마와 아빠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이제 아이는 더 이상 '울면 안 돼'노래를 들어도 눈물을 그치지 않을 만큼 커버렸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는 여전히 기다려지고, 산타의 선물은 여전히 받고 싶은 10살 아이는 

요즘 한창 가수 아이브와 다이어리 꾸미기를 좋아한다.

팬심 가득한 마음으로 아이가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싶어 하는 것은

'아이브 포토카드'와 다꾸(다리 어리 꾸미기)에 필요한 '산리오 스티커북'이다.


며칠 전 크리스마스 트리에 걸린 쪽지가 눈에 띄었다.

이제는 산타할아버지가 엄마와 아빠라는 걸 알았지만 원하는 선물을 받고 싶은 아이는

쪽지에 받고 싶은 선물을 써서 걸어놓았다.


7살의 편지에 담겼던 산타할아버지에게 쓰는 내용도 없고 그림도 없다. 성장한 만큼 성의도 없어졌다!

푸훗~ 정말 '받고 싶은 선물' 핵심만 있을 뿐이다! 

Z플립 핸드폰이 1순위이나 엄마가 사줄 리 없다고 생각했는지 선이 그어져 있고

작년에 받았던 101 서프라이즈도 이제는 시들해진 듯 선이 그어져 있다.


이 쪽지를 걸어놓고는 자꾸 나에게 말한다.

"엄마~ 산타할아버지한테 내 얘기 좀 전해줄래?"

"아이브 포토카드는 달력형이나 잡지형이 아니고 네모난 포토카드였음 좋겠고

산리오 포토북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마이멜로디면 좋겠다고~ 엄마가 꼭 좀 전해줄래?"

"엄마도 산타할아버지 못 만나면 못 전해줄 텐데 어쩌지?"나의 장난 어린 말에 아이는 답답하다는 듯이 다시 말한다.

"아니 그래도~ 어쨌든~ 꼭 좀 엄마가 전해줄래?" 푸흡! 




엄마~친구들이 산타가 쿠팡이래~



어제는 밤에 잠들기 전 아이가 던진 말에 정말 한참을 빵 터져서 소리 내어 웃었다.

"엄마~ 글쎄 친구들이 뭐라고 하는 줄  알아? 산타는 쿠팡이래!"

그리고는 이어서 말했다. 그랬더니 옆에서 다른 친구가 그랬어

"아니야~ 산타는 배달의민족이야~"





10살 아이들에게 산타할아버지는 쿠팡이 되었고

그래서 크리스마스에도 새벽 배송이 가능하다는 것까지 알아버린 것 같다!

하나 더, 내가 먹고 싶은 음식까지도 빠르게 산타가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까지!

그래서 요즘 아이들 모르는게 없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10살의 크리스마스 풍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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