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정한코알라 Jan 14. 2023

엄마들 중에 제일 공부를 많이 하는 엄마니까!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건, 오롯이 '엄마'로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25살에 공무원이 되었고 그 후 15년을 근무했다. 물론 중간에 육아휴직 3년을 알뜰하게 다 쓰기도 했다.


나이 마흔이 되던 해, 그리고 아이는 9살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 나는 퇴사를 했다. 

치열하게 워킹맘으로 살아왔던 시간들을 내려놓고 오롯이 '엄마'로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나이 마흔에 공부를 시작한다는 건, 퇴사를 할 때는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그렇게 오롯이 '엄마'로 살아보니 참 좋았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의 양이 늘어난 것만큼 나의 삶의 질도 높아지는 것이 느껴졌고 충분히 이대로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에너지가 남는 것을 느꼈다. 초단위로 하루를 살아냈던 워킹맘의 내공이 남아있었기 때문일까.


오래 다니던 직장을 내려놓고 나니,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들에 대한 버킷리스트가 마구 생겨났다.

그래서 하나씩 시작했다.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했던 나는 블로그와 브런치를 통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독서모임에도 참여하며 글이 주는 힘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며 교감할 수 있는 신세계도 만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공부를 해보고 싶었다. 이왕 하는 공부라면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었고,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난 후, 다시 일이 하고 싶어 졌을 때 할 수 있는 일과 이어질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교원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고 아이와 더 많은 '학교'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물론 방학이면 함께 쉬어갈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렇게 나이 마흔에 공부를 시작한다는 건, 퇴사를 할 때는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엄마는  내가 아는 엄마들 중에 제일 공부를 많이 하는 엄마니까~ 당연히 합격할 거야!





교육대학원 입시는 생각보다 치열한 경쟁률이었고 오랜만에 시작한 공부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한창 입시 공부를 할 때 옆에서 함께 공부하던 10살 아이가 말했다.

"엄마는 내가 아는 엄마들 중에 제일 공부를 많이 하는 엄마니까~ 당연히 합격할 거야!"


참 힘이 되는 말이었다. 아이의 응원 덕분에 다행히 첫 입시 도전에서 합격할 수 있었다.

교원 자격증 취득과정은 생각보다 챙겨야 할 일도, 해야 할 공부도 많았다.


겨울방학을 맞이한 지금은 2월에 있을  한국사 심화 능력검정시험과 3월에 있을 영어시험을 준비 중이다.

그렇게 나는 여전히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 엄마이다.





한국사시험을 준비하는 나에게 아이는 책을 빌려주는데...





영어는 물론이고 한국사를 언제 마지막으로 공부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다행히 고등학교 시절이 마지막이었던 것은 아닌 것이 공무원 임용시험 때도 공부했었기 때문에. 그렇다 해도 15년은 훌쩍 지난 공부 영역인가 보다.


1월부터 시작한 영어와 한국사 공부는 대학원 공부보다도 더 나를 시험에 들게 하고 있다. 푸훗.

아이도 방학, 나도 방학을 맞이한 지금 함께 마주 앉아 공부를 하는 시간은 내가 하루 중 가장 애정하는 시간이다.


요즘 한국사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는 나에게 자주 다가오는 11살 아이는 옆에서 아는 척을 하기 바쁘다.

설민석의 한국사를 비롯해서 그간 읽어온 학습만화로 쌓은 내공을 발휘하고 싶은 아이이다.


"엄마 지금 삼국시대 듣고 있구나~ 신라가 삼국통일해서 다음은 통일신라랑 발해 이야기가 나올 거야"

"고구려는 왕이 엄청 많은데 다 외웠어? 광개토대왕이랑 장수왕은 내가 잘 아는데 얘기해 줄까?"

"안시성 전투 알지? 연개소문은 대막리지라 큰 전투만 나갔고 양만춘이 안시성 전투를 나갔는데(너무 길어 중략)"


그러더니 책방에 가서 무언가를 잔뜩 안고 온다.

"엄마 이해가 잘 안 되면 내가 책 빌려줄게~ 이걸로 먼저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야"

"그... 그래 고마워"









자꾸만 나에게 한국사 문제를 내며, 놀란듯한 표정으로 "엄마 정말 이거 몰랐어?"묻는 11살 아이에게

지고 싶지 않다. 푸훗.

빨리 공부해서 아이에게 어려운 한국사 문제를 내야겠다. 유치하지만 아이가 대답을 못하면 이렇게 말해줄 거다.

"어머~ 이거 정말 몰랐어? 학습만화에는 안 나왔나 봐!"







#육아에세이

#엄마육아

#육아

#한국사

#학습만화


이전 06화 엄마~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어떻게 아셨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