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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코알라 Nov 13. 2022

선생님, 이거 가져가면 또 엄마한테 잔소리 들을 텐데!

아이가 함께 읽는 그림책 <꼬마 시인의 하루 > 장혜진 작가님을 만나고

<꼬마 시인의 하루>를 쓴 장혜진 작가님을 만났던 잊지 못할 그날을 기록하며



아이를 키우며, 동화책이 주는 감동이 비단 아이에게만 향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아갔는데, 어른과 아이가 서로 느낀 이야기를 나누고 공유해볼 수 있는 동화책이라면 진정한 책의 소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꼬마 시인의 하루'라는 그림책이 그랬다.

아이에게 읽어주는데,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은 동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으로 남아있었다.


읽는 동안 주인공 꼬마 시인의 하루를 따라가 보는 느낌이었고 꼬마 시인은 '시인'답게 일상에서 시의 '소재'를 찾아내면서도 뻔하지 않은 '독창성'있는 시를 써 내려갔다.


꼬마시인이 하루 일과 속에서 일상을 보내며 자신만의 시를 써 내려가는 과정이 아이들에게 시란 무엇인지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며 이야기해주기에 좋은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 또한 아이와 이 책을 통해 '시'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처음 검은 새의 모습으로 시작된 주인공은 작가님의 어린 시절 모습을 닮은 꼬마 시인의 모습으로 탄생되고!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읽은 그림책,

<꼬마 시인의 하루>를 쓰신 장혜진 작가님을 직접 만나게 되고



낭독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초등학교에서 지난주에 독서축제가 있었다.

그중 작가와의 만남이라는 축제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바로 <꼬마 시인의 하루> 장혜진 작가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시간이었다.


1~3학년 아이들 20여 명이 도서관에서 직접 작가님을 만날 수 있었고 나도 그 공간에서 함께하며 작가님과 아이들의 책을 통한 소통과 교감을 함께할 수 있었다.


직접 동화책을 쓰신 작가님이 설명해주는 책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꼬마시인이 와닿고 가깝게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꼬마 시인'이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가 정말 신선했는데 꼬마 시인은 바로 작가님 본인의 어린 시절 사진 속 모습을 통해 영감을 얻고 만들어졌다고 한다. 머리를 한쪽으로 묶고 손에 책을 끼고 있는 모습이 정말 작가님의 어린 시절 모습을 닮아 사진 속에서 선명한 꼬마 시인이 툭~ 튀어나온 느낌이었다.


원래 지금의 <꼬마 시인의 하루>로 나오기 전에는 꼬마 시인이 아닌 <어느 무명시인의 하루>로 쓰였었고 주인공도 지금의 꼬마 시인의 모습이 아닌 검은 새(까마귀)로 그려졌었다고 한다.


이렇게 새롭게 발행되기까지의 과정을 들으니 더욱 꼬마 시인에게 애착이 느껴졌고 동화책이었지만 어른에게도 울림을 주는 책이라고 느껴졌던 이유가 이렇게 아이들을 만나니까지의 깊은 과정이 있었기에 그랬던 것 같다.



작가님의 어린시절 사진 속에서 그 모습의 영감을 얻고 탄생된 주인공 꼬마 시인!



어린 시절 나의 모습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 소재가 되고, 글이 되고, 한 권의 책이 된다는 것.



작가님께 직접 이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에게는 참 소중한 시간으로 남을 것 같다.


어린 시절 나의 모습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과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 소재가 되고, 글이 되고, 한 권의 책이 된다는 것은 한창 자아를 인식해가며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이 스스로 '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꼬마 시인의 하루>를 유명한 성우분께서 직접 읽어주셨다고 하는데 마치 모니터를 통해 나오는 꼬마시인과 성우의 목소리가 한 사람인 듯 느껴졌다. 이렇게 아이들은 성우가 읽어주는 목소리를 통해 책에서 만났던 그 꼬마시인을 생동감 넘치게 만나볼 수 있었다.



성우의 목소리를 통해 생동감 넘치게 만나보는 꼬마 시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



꼬마 시인의 하루,

엄마의 잔소리로 시작되어 또 같은 잔소리로 마무리가 되는 하루의 끝에서 시를 쓰다.

혹시, 엄마의 잔소리는 내가 나에게 말하는 상상 속 울림은 아니었을까?



책의 첫 페이지에서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릴 뿐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산책을 다녀온다는 꼬마 시인의 말에 숙제는 다 하고 가는 거야? 예습 복습은? 방 청소는? 연이어 랩처럼 이어지는 엄마의 잔소리는 꼬마 시인의 대답을 들을 틈이 없이 쏟아진다.


어쩌면 꼬마 시인 상상 속에서의 울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인이기에 시를 써야 하는데, 시가 써지지 않는 나에게 내가 하는 다그침은 아니었을지, 우리는 하루를 보내며 나 자신에게 제일 관대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가장 기다려주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함께 해보았다.



엄마의 잔소리를 뒤로하고 나선 산책 길,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걸까


마음을 가다듬고 시를 써보려하지만 배고픔으로 써지지 않는 마음을 따끈한 코코아로 채워보고!(with 엄마의 잔소리)


그렇게 탄생된 꼬마 시인의 오늘의 시!



코코아는 달지만 숙제는 쓰다

by 꼬마 시인의 하루



긴 듯 짧은 듯 하루를 보내고 꼬마 시인이 써 내려간 '오늘의 시'

코코아는 달지만 숙제는 쓰다로 시작하는 첫 문장부터가 너무 좋았다.

글에서는 무엇보다도 '공감'이 중요한데 누가 읽어도 첫 문장부터가 공감의 고개 끄덕거림이 나올 수밖에 없기에.


아이의 일상과 어른의 일상은 어찌 보면 닮아있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으니까.

코코아로 배고픔을 달래는 아이의 모습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을 떠올리며 야근을 버티어내는 어른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배고픔을 채워준 코코아는 결국 꼬마 시인의 마음을 채워줬나 보다.

해야만 하는 숙제는 쓰지만, 하고 싶은 시를 쓰는 순간은 달달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나만의 책 '잔소리 북'을 만들어 보는 활동 시간을 통해 

아이들은 수많은 잔소리를 떠올리고



<꼬마 시인의 하루> 책을 함께 읽어본 후 나만의 책인 '잔소리 북'을 만들어보는 활동 시간이 이어졌다.


작가님은 잔소리 북에 '가장 듣기 싫은 잔소리'와 '가장 듣고 싶은 잔소리'를 써보라고 하셨고 양 옆에는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모습을 그림으로 함께 그려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저마다 '가장 듣기 싫은 잔소리'와 '가장 듣고 싶은 잔소리'를 써 내려가느라 바빴다.


주로 공부해라~ 숙제해라~ 청소해라~ 일찍 일어나라~ 게임 그만해라~ 핸드폰 보지 마라~ 와 같은 잔소리를 듣기 싫다고 써 내려갔고 가장 듣고 싶은 잔소리에는 그 반대의 말이 쓰였다.



선생님, 이 잔소리 북 집에 가져가야 하나요?

이거 가져가면 엄마한테 이런 거 썼다고 또 잔소리 들을 텐데!



진짜 이런 잔소리를 집에서 해줄 수 있다면 어떨까.

나도 한 아이의 엄마이기에 아이들이 써 내려가는 '가장 듣고 싶은 잔소리'를 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될 수 있다면 어떨까 잠시 상상해보았지만, 역시 참 어려운 일이다^^


활동을 하던 중 한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 이 잔소리 북 집에 가져가야 하나요? 이거 가져가면 엄마한테 이런 거 썼다고 또 잔소리 들을 텐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 정말 아이들의 말에는 늘 그럴듯한 논리가 있다.


이렇게 저마다 듣고 싶은 잔소리를 현실에서는 듣기 어렵지만, 이 시간만큼은 마음껏 써 내려가며 잠시나마 잔소리로부터 해방되는 기분을 맛볼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작가님이 이러한 활동을 생각해온 마음이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닿았기를 나도 바라보았다.


나만의 잔소리 책을 만들고 있는 아이들!



독자와 작가의 만남, 책의 진정한 소통을 느끼고 그 울림이 좋아 또다시 책을 읽고



독자와 작가의 만남은 책의 진정한 소통을 느끼고 그 울림이 좋아 또다시 책을 읽는 시간이 되는 것 같다.


장혜진 작가님을 만나고 <꼬마 시인의 하루>를 읽으며 느껴졌던 그 따스함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었고 더욱이 내가 만났던 꼬마 시인이 원래는 검은 새의 모습을 한 무명 시인이었다는 것과, 작가님의 어린 시절 사진에서 꼬마시인의 영감을 얻고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더해진 후 다시 읽어 본 <꼬마 시인의 하루>는 한층 더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있었다.



동화책, 그림책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으면 서로의 교감을 통해 그 감동이 더해지기에



아이를 낳기 전, 동화책, 그림책은 아이들만 읽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 이제 글밥 책을 읽을 만큼 스스로 커버렸다고 생각한 이후로는 동화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기에. 아이를 낳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며 동화책이 새롭게 다가왔다.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그 느낌이 고스란히 느껴지기도 했지만, 또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어른이 읽는 동화>에는 내가 살아온 시간과 겪어온 경험, 그렇게 켜켜이 쌓인 <내>가 녹여져 같은 글에서도 다른 느낌을 얻게 된다. 장혜진 작가님과의 만남을 통해 다시 한번 동화가 주는 힘을 느껴보았고, 좋은 글은 어디서든 어떻게든 통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너무 의미 있었던 만남, 이 귀하고 소중한 만남을 글로 남기는 것을 흔쾌히 수락해주신 장혜진 작가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본다^^


with 장혜진 작가님과의 소중했던 만남을 남기고(직접 꼬마 시인 도장 찍고 써주신 소중한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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