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인혁 Feb 27. 2020

나는 글쓰기가 좋다

별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나는 글을 쓰는 게 좋다. 물론 재능이 있는지는 아직까지도 미심쩍지만 그래도 어디 가서 취미란에 당당하게 글쓰기라고 적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는 있다고 자부한다.


이런 능력이 언제 생겼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다 보니 영화를 좋아하게 됐고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시나리오를 집필하는데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래서 나름 포부를 갖고 처음으로 나간 모 아카데미의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야심 차게 내가 들고 간 시나리오가 '개연성이 없다', '포맷에 맞지 않는다'라는 혹평을 듣고 난 뒤에야 나는 시나리오 쓰기에 재능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 비교 만만하게 느껴지는 글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성질머리가 급해 기승전결의 구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늘 후다닥 끝나버리는 몇 편의 단편소설부터 시작해서 감성 넘치는 짤막한 시들과 문장들을 지나 영화 리뷰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글을 쓰면서 내가 원하는 만큼 돈을 벌고 나름대로 부족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글쓰기가 좋다.


때로는 현실적인 고민이 내 머릿속을 가로막는듯해도 내 머릿속에 마음대로 유영하는 여러 흐느적거리는 생각들을 끄집어내서 틀에 넣고 뭉치고 섞고의 과정을 통해 하나의 단단한 결과물을 만드는 이 과정이 너무 좋다. 나에게 있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란 배설욕과도 같다.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고 나면 상쾌함과 뿌듯함. 이러한 감정들 덕분에 나는 오늘도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불확실성이 주는 행복에 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