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검정이 되기로 했다

별난 사람이 되기 위한 용기

by 김인혁

“세상의 모서리 구부정하게 커버린
골칫거리 OUTSIDER”


얼마 전에 나온 아이유의 신곡 <CELEBRITY>의 가사 중 일부이다. 남들에게는 그저 ‘별’난 사람에 불과하지만 그런 특이한 모습이 나에게는 하늘의 별처럼 ‘특별’하게 비춰지는 나만의 ‘셀럽’ 같은 사람, 바로 그런 사람에 관한 노래이다.


특별함과 특이함. 이 미묘한 단어의 어감 차이는 사람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을 세워버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넘어갈 수 없는 선을 그어버린다. 노래 가사처럼 그 선에 갇혀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 사느라 구부정하게 커버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우리는 어디를 가나 눈에 띄지 않는 무난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세상의 수많은 화려한 색깔들을 다 뒤로 하고 ‘검정’이라는 무난한 색에 몸을 숨기고 살아간다.


검정색 차, 검정색 옷, 검정색 머리.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색을 가지곤 형형색색으로 채워져야 할 화려한 도시의 색깔을 칙칙한 잿빛으로 물들인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그냥저냥인 색, 검정은 어느 순간부터 그런 색깔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그림자 속에 살아가면서 우리는 본연의 색을 잃어버린 채 다른 누군가가 우리의 색을 발견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고 마냥 기다린다. 내가 가진 색을 잘 아는 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있다. 그 색으로 자신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법을 알고 어딜 가나 빛이 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슬프게도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자신이 가진 색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혹은 타인의 마음에 들지 않을까 봐 자신이 아닌, 타인이 골라주는 색대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검정을 고른다는 것은 무난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아닌, 타인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겠다는 소심한 반항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너무 실망하지 말자. 남이 아닌 자신이 고른 색으로 살아가겠다는 선택 하나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용감했다.

그러나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조금 더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짙은 그림자 속에 가려져 희미해져만 가는 우리의 색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검정색이 주는 보편성에 속아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특별함’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사는 무채색의 세상을 남이 아닌, 내가 고른 색으로 예쁘게 칠하는 순간 검정의 매력은 그때야 드러난다.


다른 색이 가진 매력을 부각하고 더 빛나게 만들어 주는 색, 색과 색이 조화롭게 섞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색. 잊지 말자, 고흐의 유명한 그림 <별이 빛나는 밤>의 별이 유난히 빛났던 것은 주변을 둘러싼 짙은 어둠 덕분이었다는 걸. 별난 사람이 되기 위한 용기, 한 번쯤은 용기를 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