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인혁 Apr 06. 2022

숏폼의 시대

만드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 과거에는 딱 두 부류의 사람만 존재했다. 이제는 다르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더 이상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물론 그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사람의 첫인상은 보통 3초 안에 결정 난다. 음식은 첫 입에 평가가 끝난다. 콘텐츠의 세계는 이보다 훨씬 더 냉정하다. 썸네일 이미지 하나, 영상이 시작하는 첫 1초. 그 짧은 시간 내에 사람들의 시선을 잡지 못하면 공들여 만든 작품이 콘텐츠의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는 모습을 씁쓸하게 지켜봐야만 한다.


결과와 과정은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 짧은 영상, 작은 사진 하나라고 해서 들인 시간과 노력도 짧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 번이라도 무언가를 만들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의 일이다. 


숏폼의 유행을 한 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어쩌면 수요보다 생산에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들은 모르는 나의 모습을 다양하게 남기고 싶다는 열망. 많은 것들이 빠르게 잊혀지는 지금, 자신이 이곳에 있었다는 <작지만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기기 위한 저마다의 몸부림과도 같다. 그런 점에서 숏폼을 만드는 이유도, 우리가 사진을 남기는 이유도 방법은 다르지만, 모두 하나의 목적을 위한 일들이 아닌가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글도 콘텐츠가 되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