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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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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Sep 20. 2019

‘공유경제 + 예능’, 도대체 무슨 조합이야?


 ‘공유경제’, 처음에는 낯선 단어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우리와 함께 있었다.  숙박 공유 서비스와 카셰어링 서비스 등이 실생활에 깊이 파고들면서 언제부턴가 우리 삶의 일부를 차지했다. 새로운 문화로 정착되어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된 것이다.

 이 공유경제를 예능에 결합하면 어떨까? 이런 독특한 생각을 한 PD가 있다. 이 조합은 말로만 들으면 ‘이게 뭐지?’ 싶은 조합이다. 그러나 재난영화에 코미디를 결합시킨 새로운 조합의 영화인 <엑시트>의 대성공처럼 독특한 구성을 가진 <같이 펀딩>은 펀딩에 스토리텔링을 결합시켜 흡입력 있는, 강력한 첫 인상을 보여주었다.


김태호 PD는 우리가 갖고 있는 작은 아이디어가 모여 큰 가치를 현실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는 신예능 프로그램 <같이 펀딩>을 소개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Crowd+Funding,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펀드의 툴을 활용한 것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이를 인터넷(플랫폼)에 공개하고, 익명의 다수에게 투자를 받는 방식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현재 수많은 스타트업 기업을 만들어내며 창업 영역에서 위엄을 과시하고 있다. 누구나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투자자들에게 작은 보상을 대가로 금전적 지원을 받아 자신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이 펀딩>에서는 기존의 틀에 방송을 매개하여 아이디어-방송-펀딩 플랫폼-투자자의 틀로 투자자들에게 입체적으로 사업 아이템을 설명할 수 있다. 기존에는 크라우드 펀딩은 딱딱한 아이디어 설명회에 가까웠다면 <같이 펀딩>에서는 아이디어의 설명에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예능의 형식으로 보여주었다. 투자를 하나의 즐길 거리로 만들어준 것이다. 나아가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것에 관심 없었던 일반 사람들도 투자자로 확대하여 더욱 많은 사람들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만들었다.



국민이 만든 태극기함 : 스토리텔링의 가치


  8월 18일부터 매주 일요일 방송이 진행되었다. 이미 몇 차례 방송이 방영되었지만 시청자들 대부분은 아직 첫 회차의 태극기함의 감동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이야기에 움직인다.

 더 이상 뻔한 멘트, 근거 없는 주장에는 귀를 닫는다. ‘그냥, 한국인이니까 태극기 하나쯤은 있어야지’, ‘이 시국에 태극기도 없어?’와 같은 그저 그런 평범한 방송이었다면 시청자들이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같이 펀딩>은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였을까? 이 배경에는 스토리텔링의 힘이 숨겨져 있다. 

 태극기함 사업은 태극기에 애정을 가진 유준상 씨의 ‘왜 요즘에는 태극기를 걸지 않은 것일까?’라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나아가 태극기의 의미에 대해 진관사, 김초월 스님에 대한 설민석 씨의 강의도 있었다. 자칫하면 메마를 수 있었던 아이디어에 이야기를 불어넣어 생명력을 부여했다.


 특히 김초월 스님의 ‘제국주의의 상징인 철도에 대한독립운동이라는 글자를 새긴’ 독립운동 이야기와 ‘일제강점기 안에서 스님이 지키려고 했던 것’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은 ‘그저 뻔한 사실의 나열’이 아닌 어떠한 사실을 간접 경험하게 해주어 그에 대한 감정을 이끌어낸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스토리들과 작은 아이디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태극기함의 부재’라는 문제를 도출해내었고 크라우드 펀딩 목표 금액의 몇 십 배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같이 펀딩>은 시청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보고 끝나는 게 아닌 우리를 움직이는 힘을 만들어 내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아이디어는 모두 연예인들의 아이디어였다. 어쩌면 시청자들도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에 맞게 우리들의 아이디어도 반영된다면 더 좋은 가치들이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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