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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Jul 23. 2020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것.


 집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은 똑같다. 어디를 향해 가든지, 내게 보이는 것들은 별 차이가 없다. 항상 창문 밖으로 자신만의 목적지를 향해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빠른 속도로 인해 번진 간판의 불빛들을 본다.

 하루는 먼 거리임에도 집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갔던 길을 걸어서 되돌아갔다. 나는 처음으로, 볼 수 없던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지나가는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과 웃음소리를, 스쳤던 간판의 매장 속 분주한 사람들을. 같은 길이었지만 다른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우리의 시간은 버스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순간 지나가는 것들을 되돌아보려 하지 않는다. 아니, 우리 모두 자신만의 목적지를 향해 가야 하기에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힘도 없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한 번쯤은 내가 온 길을 되돌아본다면, 잊었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찾아볼 수 있다. 가끔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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