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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Jul 23. 2020

남들처럼 되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초여름 비가 오던 날, 오랜만에 우산을 펼쳤다. 집을 나서 우산 손잡이를 잡는 순간, 손잡이가 떨어졌다. 우산을 쓰고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어서였는지 녹슬어 떨어진 모양이었다.

 손잡이가 없는 채로 우산을 쓸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남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까 봐, 남들이 쓰는 평범한 우산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다. 나는 부러진 우산 손잡이와 우산대를 한 손으로 잡았다. 부러진 적이 없던 것처럼, 평범한 척 길을 돌아다녔다. 불편했지만 평범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기에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던 순간, 또 다른 생각이 스쳤다. 왜 우리는 항상 남들처럼 행동해야 할까?  나는 우산 손잡이를 버리고, 손잡이 없는 우산을 쓰고 걷던 길을 계속해서 걸었다.

 남들과 조금은 달라도, 조금은 부족해도, 조금 이상해도 뭐 어떤가. 조금 달라도, 조금 부족해도 나이기에, 남들처럼 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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