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인혁 Nov 09. 2023

'카드'에도 관상이 있다.

카드에 관한 사적인 생각 1.


 소비가 나를 규정하는 사회에 살아간다. 내가 무엇을 소비하는지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그러한 소비는 현금과 카드, 이제는 페이라고 불리우는 간편 결제 수단까지. 다양한 결제 수단이 존재한다. 당신의 소비를 가능하게 해주는 ‘소비 수단’은 무엇인가? 결제 수단마저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카드만 봐도 당신이 누구인지 보인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주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수백 명을 만나고, 수백장의 카드를 봤다. 프리미엄 카드도 있었고, 체크카드도 있었고, 간편 결제도 있었고. 사람들은 다양한 결제수단으로 소비한다. 그러한 결제 수단을 보고 있자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1. 나라사랑카드

 20대 초중반 남성들의 대표 카드는 '나라사랑카드'이다. IBK기업은행카드와 KB국민카드, 총 두 회사에서 발급을 하고, 주로 KB국민카드의 '나라사랑카드'가 자주 보인다. 그런데에는 이유가 있다. 일반적인 중학교/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금융 생활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거시 경제나 미시 경제와 같은 삶과는 관련 없는 경제 이론이나 배운다.

 금융 생활과 관련한 지식이 없던 20살 남성은 군대를 가기 위한 신체검사를 받는다. 이때, 자신의 신체/군복무 관련 여러 정보들을 담은 카드인 '나라사랑카드'를 발급받게 된다. 물론 체크카드이지만, 혜택은 좋다. 교통카드 20%할인(조건부)만 봐도 좋은 카드임을 알 수 있다.

좌) IBK기업은행의 나라사랑카드 / 우) KB국민은행의 나라사랑카드

 젊어보이는 사람이 '나라사랑카드'를 사용하면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가지만, 나이가 들고서도 나라사랑카드를 쓰는 사람을 보고 있자면 자신의 소비에는 관심이 없는 무심한 사람인 것 같은 인상을 준다. 



2. 카카오체크카드

카카오체크카드

 귀엽기 때문에 카카오 체크카드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 혜택은 잘 모르겠지만, 편의점에 오는 많은 젊은 사람들은 카카오 체크카드를 사용한다. 이런 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똑똑한 금융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기보다, 귀여운 것들을 좋아하는 그런 사람으로 보인다. 



3. 현대카드 오리지널

현대카드 레드

  브랜딩으로 유명한 현대카드, 평범한 직장인을 비롯한 일반인이 발급받을 수 있는 카드는 쇼핑 특화의 '핑크', 여행/해외의 '그린', '레드' 등이 있다. 수십 만원의 연회비를 가지고 있지만, 심플한 디자인에 메탈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 모양이다. 


 프리미엄 카드를 쓰는 사람은 자신이 높은 사회적 위치의 사람임을, 알짜 카드를 쓰는 사람은 자신이 이렇게나 현명한 사람임을, 간편 결제를 쓰는 사람은 자신이 이렇게나 세련된, 얼리어답터임을 스스로 확인받고 싶어하고, 남들에게 증명하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카드는 그저 결제 수단이 아닌, ‘현대판 마패’이다. 애플 페이가 그렇게나 열풍을 불었던 이유도, ‘나의 세련됨’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소비한 상품을 사용할 때처럼 마찬가지로, 소비하는 순간까지/소비 수단마저 나를 정의한다. 















작가의 이전글 이번엔 어떤 선물이 좋을까? CLOVA X에게 물어봤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